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이후 중국 공산당이 사회통제를 강화하면서 중국 전역의 종교 시설이 탄압의 대상이 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종교 탄압을 강화하면서 교회 4천여 곳의 십자가가 최근 무더기로 철거됐다.

당국의 통제 강화…몸살 앓는 '가정교회'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현지시간) 베이징(北京) 최대 '가정교회'인 시온교회가 중국 당국의 방해로 임차기간을 연장하지 못했고, 이슬람 사원과 불교 사찰에 대한 압력도 강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시온 교회는 8월 19일 임차기간이 만료됐으나 지난 건물로부터 퇴거를 거부하고 있다. 이 교회의 에즈라 진 목사는 건물주와 교회 성도들이 당국의 압력을 받아 교회의 임차기간 연장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회를 통제하려는 당국 입장은 더 강해졌다"면서 교회를 폐쇄하지 않고 버티겠다고 밝혔다.
 
최근 몇 달새 교회는 공안으로부터 지속적인 해산 강요도 받았다. 성도에게는 교회에 계속 다니면 임대 아파트에서 쫓겨나거나 직장을 잃게 될 것이라고 압력을 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종교활동은 국가 통제를 받는 교회에서만 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관영 '삼자(三自) 애국교회'만을 공인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 전역에 당국의 공인을 받지 못한 '가정교회'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교회가 대다수라는 것이다.
 
<중국의 영혼들: 마오쩌둥 이후 신앙으로의 회귀>의 저자인 이안 존슨은 "이것(공인받지 않은 종교단체에 대한 탄압)은 시진핑의 중국에서는 전형적인 현상"이라면서 "종교는 전임자 시대보다 훨씬 더 회의적으로 취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늘고 있는 기독교인들…中 "권위 약화 우려"
 
이러한 당국의 압력은 시온교회 뿐 아니라 중국 전역의 비공인 가정교회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홍콩 명보는 중국 허난(河南) 성 정부가 종교 탄압을 강화하면서 성내 교회 4천여 곳의 십자가가 최근 무더기로 철거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허난 성 난양(南陽), 융청(永城) 등 성 곳곳의 교회에서는 수십여 명의 사법집행요원들이 들이닥쳐 십자가를 철거하고, 예배당 집기를 모두 압수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십자가 철거는 당국에 등록되지 않은 가정교회뿐 아니라 공인을 받은 삼자교회에서도 자행되고 있다. 허난 성의 한 목사는 "당국은 교회 안에 국기와 시진핑 초상화를 내걸고, 사회주의 가치관을 내용으로 하는 선전화를 붙일 것을 요구한다"며 "이를 어기는 교회는 아예 폐쇄된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이 이처럼 종교단체를 탄압하는 이유는 이들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중국 공산당의 권위가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현재 가정교회나 가톨릭 지하교회에 다니는 기독교인들은 최소 3천만 명에서 최대 5천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 전문가는 "중국 가정교회는 변하고 있다"면서 "경영인, 화이트칼라 노동자, 지식인 계층이 점점 더 많이 가정교회에 다니고 있다"며 "가정교회의 성도들은 빈곤퇴치, 재난구호, 어린 학생들을 위한 기부 등과 같은 자선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그들의 활동은 중국 공산당의 사회에 대한 권위를 상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지난 2월부터 '종교의 중국화'를 목표로 종교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종교사무조례'를 시행했다. 지난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는 '기독교 중국화 5개년 계획'을 결의했으며, 이에 따라 각 지방 정부는 지역 내 신자와 교회 수를 줄이고 가정교회를 정리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7월 말에는 전국종교단체연석회의가 종교활동 장소에 국기를 내걸 것을 결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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