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국가 순위 ⓒ위클리굿뉴스, 그래픽=김민성 기자
45억 아시아인의 최대 축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지난 9월 2일 폐막식을 끝으로 16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했다. 겔로라 붕 카르노 경기장에서 열린 폐막식은 약 두 시간에 걸쳐 성대히 진행됐다. 남북의 선수단은 개회식에 이어 폐회식에서도 코리아(KOREA, 약칭 COR)라는 명칭 아래 한반도기를 들고 함께 입장해 감동을 선사했다. 이날 폐막식에는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의 에너지'라는 주제로 다양한 공연이 펼쳐져 축제의 대미를 장식했다. 특히 한국 대표로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와 아이콘이 무대에 올라 K-POP의 인기를 다시 한번 실감케 했다.
 
이번 대회는 사상 최대 규모인 아시아 45개국, 1만 1,3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40개 종목에 걸린 465개의 금메달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였다. 한국은 39개 종목에 1,044명의 선수단이 출전해 금메달 49개와 은메달 58개, 동메달 70개 등 총 177개의 메달을 수확해 종합 순위 3위의 성적을 기록했다. 비록 1998년 방콕 대회 이래 6회 연속 종합 2위를 수성하겠다는 목표 달성은 이루지 못했지만, 선수들이 흘린 땀과 노력은 폭염에 지친 국민들에게 기쁨과 감동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불모지서 반가운 금빛 소식 연이어
 
이번 대회는 불모지에서 반가운 금빛 소식이 많이 들렸다. 아시안게임 첫 출전인 김한솔(23·서울시청)과 여서정(16·경기체고)은 8월 23일 각각 마루와 도마에서 동반 금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체조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이번 금메달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양학선이 남자체조 도마 종목 금메달을 딴 이후 8년 만이며, 여자체조에서는 무려 32년 만이다.
 
김한솔은 이날 금메달을 포함해 22일 단체전에서 동메달, 24일 도마에서 은메달 등 총 3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그러나 24일 도마 결승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치고도 심판을 향해 마지막 자세를 취하지 않는 실수를 범해 금메달을 놓치는 안타까움을 남겼다. 여서정은 1994, 1998년 두 차례 아시안게임 남자 도마에서 금메달을 딴 '도마 황제' 여홍철 경희대 교수의 딸로, 아버지에 이어 딸이 같은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부전여전' 진기록을 세웠다.
 
수영에서는 아시안게임에서 8년 만의 금메달을 안겼다. 김서영(24·경북도청)은 24일 열린 여자 개인혼영 200m 결승에서 2분 08초 34의 대회 신기록을 세우고 금메달을 땄다. 김서영은 앞서 21일 열린 개인혼영 400m 결승에서는 4분 37초 43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남북 단일팀 첫 金… 남북 스포츠 새 기록
 
이번 대회는 남북 스포츠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남북은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국제 종합대회에서는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팀 결성에 이어 두 번째로 단일팀을 꾸렸다. 카누 용선(드래곤 보트), 조정, 여자농구 3개 종목에서 참가한 남북 단일팀은 이번 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시상식에 아리랑을 울리는 쾌거를 이뤘다.
 
카누 용선 단일팀은 26일 열린 여자 500m 결선에서 완벽한 팀워크를 앞세워 2분 24초 788로 남북 단일팀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단일팀은 25일 여자 200미터, 27일에는 남자 1,000미터에서 동메달을 보탰다. 함께 훈련에 참여한 시간은 불과 20일 남짓. 그러나 짧은 시간에 이뤄낸 성과는 눈부셨다.
 
여자 농구 단일팀도 한국의 박지수(20·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 북한의 로숙영 '쌍두마차'를 앞세워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비록 중국 '만리장성'의 거대한 벽을 넘지 못했지만, 귀중한 은메달을 획득하며 남북 스포츠의 가능성과 희망을 보여줬다.
 
엇갈린 반응… 병역 면제 혜택 논란

이번 대회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손흥민(26·토트넘)이었다. 한국을 넘어 전 세계 축구팬들이 손흥민의 병역 면제 혜택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폐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결승전에서 최대 라이벌인 한국과 일본이 맞붙으면서 아시안게임 막바지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한국 대표팀은 일본을 상대로 압도적 우위를 보였으나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한국의 손을 들어줬다. 연장전 전반 이승우(20·베로나)의 선제골에 이어 황희찬(22·함부르크)의 추가골이 터지며 일본에 2대 1로 승리했다. 이로써 손흥민은 금메달에 이어 극적으로 병역 면제 혜택까지 받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반면 야구대표팀은 이번 대회 최대 논란거리였다. 대표팀은 프로야구 중단과 미필자를 위한 선수 선발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특히 26일 열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프로와 아마추어 선수가 섞인 대만에 1대 2로 패하자 여론의 비난은 거세졌다. 대표팀은 9월 1일 실업(사회인) 야구 선수들로만 구성된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3대 0으로 승리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로 야구 대표팀이 얻은 것은 득보다 실이 많았다는 평가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크리스천 선수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레슬링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공병민(28·성신양회)을 시작으로 양궁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추가한 소채원(21·현대모비스), 한판으로 금메달을 거머쥔 한국 유도 간판 안바울(24·남양주시청), 은메달을 획득한 '유도의 다윗' 조구함(26·수원시청), 우리나라의 첫 AG 여자 복싱 금메달리스트인 오연지(28·인천시청) 등은 모두 하나같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고 고백해 뜨거운 감동을 더했다.
(위클리굿뉴스 9월 9일, 40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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