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장병과 지역 교회 연결해주는 아이템 '카페 쿠폰'
경기 파주시에 위치한 육군 1사단 산성교회에서 민간인 목회자로 사역하는 조동섭 목사는 휴가를 떠나는 장병들에게 교회 카페 쿠폰을 나눠준다. 이 쿠폰은 미리 협조가 된 지역 교회의 카페에서 사용할 수 있다.
조 목사는 훈련소에서 세례를 받는 장병은 많은데 이들에 대한 양육이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점에 문제의식을 느껴왔다.
그러다 많은 교회가 카페를 운영한다는 점에서 ‘카페 쿠폰’으로 장병과 지역 교회를 연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떠올렸다.
조 목사는 “서울 대학로에 있는 동숭교회에서 부대 교회로 위문을 온 적이 있는데, 그 때 방문하신 한 장로님이 동숭교회 카페에서 쓸 수 있는 무료 쿠폰을 놓고 갔다”며 “휴가를 떠난 장병들에게 나눠줬는데 이들이 카페에 방문해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장병들이 교회 카페를 부담없이 방문하도록 손수 쿠폰을 디자인해 인쇄를 맡겼다. 하지만 장병들이 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역 교회의 도움이 필수적이었다.
조 목사는 자신이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소속 교회들에 무작정 전화를 돌렸고, 이 중 200곳에서 협조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조 목사는 “보통 군 교회에는 새신자들이 많은데 이들이 전역 후에도 신앙생활을 이어가려면 지역 교회와의 연결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했다”며 “휴가 기간 집 근처 교회를 방문하도록 이끌 방법을 고민하다가 본격적으로 쿠폰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병들의 교회 카페 방문이 그 교회 정착으로 쉽게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일단 중요한 문턱 하나는 넘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고 덧붙였다.
"전역하고 나갈 교회 만났다" 모범 사례도
조동섭 목사의 바람처럼 그의 헌신은 조금씩 열매를 맺고 있다.
산성교회에 출석하던 배수근 병장이 휴가 때 쿠폰을 들고 집 근처 대구칠곡교회에 방문했고, 이 교회는 찾아온 병사를 적극 환영하며 맞아줬다.
배 병장은 “입대 전에는 교회를 안 다녔기 때문에 전역하고 교회에 갈 생각을 못하고 있었는데, 카페 쿠폰을 통해 이렇게 교회가 연결되니 전역하고도 갈 수 있는 교회가 생겨 좋다”고 말했다.
조 목사가 고안한 ‘교회 카페를 활용한 군 선교’는 예장통합 총회에서 ‘군 선교 현장 모범 사역 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예장통합 군선교교역자회는 교단 소속 102명의 군 선교 교역자들이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군선교교역자회 회장 이금순 목사는 “군 선교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진중 세례와 세례 교인의 양육, 지역 교회와의 연결, 이렇게 세 분야인데 이 중 지역 교회와 장병을 연결하는 점이 특히 미흡했다”며 “앞으로 장병들에게 카페 쿠폰을 나눠주는 정책을 본격 시행하면서 미흡했던 부분을 보완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전했다.
군 선교 교역자들은 장병들이 전역 후에도 신앙을 이어가도록 돕는 이 사역에 교단과 교파를 넘어서 더 많은 교회의 참여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