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종목사단에 따르면 매년 15만 명에 달하는 국군 장병들이 군대에서 세례를 받는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전역 후에 신앙 생활을 이어가지 않는다는 점은 한계로 지목된다. 이런 가운데 지역 교회와 협력해 장병들의 지속적인 양육에 힘쓰는 군 교회가 눈길을 끈다.
 
▲육군 1사단에서 민간인 목회자로 사역하는 조동섭 목사는 휴가를 떠나는 장병들에게 교회 카페 쿠폰을 나눠준다. ⓒ데일리굿뉴스

군장병과 지역 교회 연결해주는 아이템 '카페 쿠폰'

경기 파주시에 위치한 육군 1사단 산성교회에서 민간인 목회자로 사역하는 조동섭 목사는 휴가를 떠나는 장병들에게 교회 카페 쿠폰을 나눠준다. 이 쿠폰은 미리 협조가 된 지역 교회의 카페에서 사용할 수 있다.

조 목사는 훈련소에서 세례를 받는 장병은 많은데 이들에 대한 양육이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점에 문제의식을 느껴왔다. 

그러다 많은 교회가 카페를 운영한다는 점에서 ‘카페 쿠폰’으로 장병과 지역 교회를 연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떠올렸다.

조 목사는 “서울 대학로에 있는 동숭교회에서 부대 교회로 위문을 온 적이 있는데, 그 때 방문하신 한 장로님이 동숭교회 카페에서 쓸 수 있는 무료 쿠폰을 놓고 갔다”며 “휴가를 떠난 장병들에게 나눠줬는데 이들이 카페에 방문해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장병들이 교회 카페를 부담없이 방문하도록 손수 쿠폰을 디자인해 인쇄를 맡겼다. 하지만 장병들이 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역 교회의 도움이 필수적이었다.

조 목사는 자신이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소속 교회들에 무작정 전화를 돌렸고, 이 중 200곳에서 협조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조 목사는 “보통 군 교회에는 새신자들이 많은데 이들이 전역 후에도 신앙생활을 이어가려면 지역 교회와의 연결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했다”며 “휴가 기간 집 근처 교회를 방문하도록 이끌 방법을 고민하다가 본격적으로 쿠폰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병들의 교회 카페 방문이 그 교회 정착으로 쉽게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일단 중요한 문턱 하나는 넘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고 덧붙였다. 
 
▲장병들이 육군 1사단 산성교회에서 주일예배를 드리는 모습. ⓒ데일리굿뉴스

"전역하고 나갈 교회 만났다" 모범 사례도

조동섭 목사의 바람처럼 그의 헌신은 조금씩 열매를 맺고 있다.

산성교회에 출석하던 배수근 병장이 휴가 때 쿠폰을 들고 집 근처 대구칠곡교회에 방문했고, 이 교회는 찾아온 병사를 적극 환영하며 맞아줬다.

배 병장은 “입대 전에는 교회를 안 다녔기 때문에 전역하고 교회에 갈 생각을 못하고 있었는데, 카페 쿠폰을 통해 이렇게 교회가 연결되니 전역하고도 갈 수 있는 교회가 생겨 좋다”고 말했다.

조 목사가 고안한 ‘교회 카페를 활용한 군 선교’는 예장통합 총회에서 ‘군 선교 현장 모범 사역 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예장통합 군선교교역자회는 교단 소속 102명의 군 선교 교역자들이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군선교교역자회 회장 이금순 목사는 “군 선교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진중 세례와 세례 교인의 양육, 지역 교회와의 연결, 이렇게 세 분야인데 이 중 지역 교회와 장병을 연결하는 점이 특히 미흡했다”며 “앞으로 장병들에게 카페 쿠폰을 나눠주는 정책을 본격 시행하면서 미흡했던 부분을 보완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전했다.

군 선교 교역자들은 장병들이 전역 후에도 신앙을 이어가도록 돕는 이 사역에 교단과 교파를 넘어서 더 많은 교회의 참여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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