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기독교계 단체들이 오는 15일 서울시청 대한문 앞에서 ‘미스바대각성 구국금식기도성회’(이하 8.15 성회)를 개최한다. 기도성회를 표방했지만, 정부 퇴진을 외치는 정치집회로 변질될 우려가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10일자 모 일간지에 '8.15한국교회 미스바대각성 구국금식기도성회'를 알리는 전면광고가 실렸다.ⓒ데일리굿뉴스

보수 기독 단체들 ‘정부퇴진운동’ 예고
 
지난 10일자 일간지 전면에 실린 8.15 성회 광고에는 ‘국가가 자살로 치닫고 있다’는 자극적인 문구와 함께 보수기독 단체들이 대대적인 정부퇴진운동을 예고했다.
 
참여한 단체로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엄기호, 이하 한기총)를 비롯해,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 미주한인기독교총연합회, 세계한인국인기독교총연합회, ANI선교회, 트루스포럼, 열방선교회, 한사랑선교회 등 보수 단체들이다.
 
단체들은 오는 8.15 성회에서 대국민 호소문과 결의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은 먼저 국가인권정책 기본계획(이하 NAP)이 7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데 대해 강력 비판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이 법은 인권이라는 미명 아래 공산주의 확산과 종교탄압과 동성애를 합법화하고자 하고 있다”며 “차별금지법을 철회하고 종교탄압을 중지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잘못된 정부 정책으로 경제, 안보, 교육 전 영역에서 국가 해체 위기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가장 중요한 안보 부분에서 평화협정체결로 한미동맹이 무너지고 주한미군이 떠나 나라가 적화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자신들이 주장한 결의사항이 이행되지 않으면 문재인 정부가 퇴진할 때까지 순교의 각오를 가지고 저항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8.15성회를 앞둔 13일, 성회에 참여하는 단체 대표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호소문과 결의문을 발표했다.ⓒ데일리굿뉴스

한기총 “퇴진운동, 합의한 바 없어”
 
정부 퇴진이라는 다소 과격한 주장이 기독교 단체들로부터 나오면서 우려도 제기됐다. 기도성회를 앞세운 정치집회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단체 대표들은 13일, 한기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회 취지를 설명했다.
 
준비위원장으로 집회 개최에 주도적으로 나선 김한식 목사(한사랑선교회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사상적으로 큰 문제를 갖고 있다. 18대 후보 출마하며 내놓은 선거 공약이 바로 낮은 단계 연방제다. 나라를 김정은에게 바치는 결과”라고 일갈하며 “많은 분들이 금식하며 기도하고 있다. 에스더의 심정으로 교회와 나라를 살리자는 운동이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성회의 주최기관으로 나선 한기총은 기자회견장에서 다른 입장을 보였다.
 
정부 퇴진운동에 한기총이 동의하는지 묻는 질문에, 엄기호 대표회장(한기총)은 “제가 동의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지금은 퇴진보다는 정부에 더 권면해보고 몇 차례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퇴진운동에 대해 (김한식 목사에게) 사전에 들은 바가 없고 한기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해야 된다고 해서 나왔다”며 “호소문에 다 찬성하고 채택은 해야겠지만, 퇴진운동까지는 한기총에서 합의된 바가 없다. 한기연, 한교총하고 현재 합치는 문제가 굉장히 중요한데 지금 개인 목소리 내서는 안 된다. 여기서 퇴진 주장을 하면 엄청난 파장이 일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여 단체가 동의하지 않는 상황에서 퇴진운동을 앞세운 성회가 성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김한식 목사는 “(대통령 퇴진운동이) 너무 늦었다고 생각한다. 벌써 있어야 했는데 십자가 진 사람이 없었다”며 “엄기호 대표회장도 심정적으로는 동의하고 있지만 한기총 안에서 단체합의만 끌어내지 못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들 단체들은 오는 8.15 성회에서 정부퇴진을 위한 대국민호소문과 결의문을 발표하고 퇴진운동을 벌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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