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오아시스가 있기 때문이다." 어린왕자 속 이 구절은 꽤 낭만적으로 읽힌다. 끝없는 모래의 지평선과 이정표 없는 초원은 모험을 꿈꾸는 이들을 유혹한다. 포털에 몽골사막을 검색하면 다양한 사막투어들이 검색된다. 현대인들에게 사막은 낭만적이고 신비로운 장소.
 
 ▲몽골은 전국토의 90%가 사막화의 영향아래 놓여있다. 유목민들이 소와 말을 몰아 풀을 먹였던 대초원은 모래사막으로 변해가고 있다.ⓒ위클리굿뉴스


하지만 사막의 면적이 빠르게 넓어지고 사막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던 오아시스가 사라지고 있다. 몽골 환경녹색개발부 통계에 따르면 10년 전 5,000여 개였던 몽골의 호수는 사막화로 최근 2,000여 개 수준으로 급감했다.

고비사막을 건너면 곳곳에 있던 호수는 이제 말라붙은 그 흔적만이 사태의 심각성을 말해준다. 몽골을 비롯한 중국 등 관련국과의 공조,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지만 국가 간 공조는 아직 걸음마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푸른 청소년들이 몽골의 사막화를 막기 위해 나섰다. '한국숲사랑청소년단(Korea Green Ranger)'은 '글로벌 숲탐방 원정대'를 조직해 몽골의 사막화를 방지하고자 '희망의 숲'을 조성하고 있다. 30여 년 동안 나라의 미래인 청소년들을 '녹색 파수꾼'으로 키워내고 있는 '한국숲사랑청소년단'을 취재했다.
 
한반도와 몽골에 심는 '녹색희망'

 
 ▲'한국숲사랑청소년단' 이종인 사무처장 ⓒ위클리굿뉴스
1980년대 서울. 나라는 산업화에 한창이었고 '안전하게'보다는 '빠르게'성장하는 것이 우선시되던 때였다. 요즘처럼 환경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았고 하늘은 온통 매연으로 뒤덮여 시절. 샐러리맨들의 와이셔츠가 점심쯤이면 이미 새카매지곤 했다. 환경에 대한 인식도 관심도 부족하던 1989년, '한국숲사랑청소년단'은 '한그루녹색회'라는 이름으로 첫 발을 내딛은 이후 '푸른숲선도원', '그린레인저', '숲사랑소년단'등의 이름으로 30여 년 동안 약 70여만 명의 대원을 배출했다.
 
"1989년 이래 지금까지 한국숲사랑청소년단을 통해 많은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체험과 봉사활동을 하며 숲의 소중함과 중요성을 배우고 창의성과 바른 인성을 키워왔어요." 이 사무처장은 실제로 숲사랑청소년단 활동을 통해 숲과 산림에 관심을 가져 산림학과에 지원하거나 캠프 봉사자로 나서는 등 어른이 되어서도 '숲'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숲과 청소년 모두 우리의 미래라고 생각해요. 미래의 청소년들이 숲을 '알아가고(Aware)', '봉사(Serve)'하며, '감사(Thank)'한 마음으로 자신들의 삶을 '만들어(Form)'간다면 얼마나 넉넉한 인격의 아이들로 자라날까요? 아이들에게 숲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면 보통 무섭다고 해요. 그런데 숲에 가서 크고 작은 나무와 새, 곤충들을 접하다 보면 자연스레 숲과 자연, 생명들을 사랑하게 됩니다."
 
30여 년 동안 꾸준하게 나무를 심고 청소년을 길러온 한국숲사랑청소년단의 관심은 이제 한국을 넘어 북녘 땅과 몽골 땅을 향하고 있다. "조림사업에 성공한 대한민국과 달리 북한은 여전히 벌거숭이 상태로남아있어요." 실제로 북한은 부족한 식량 조달을 위해 나무를 베어 다락밭을 만들고 열악한 에너지 사정으로 나무들을 땔감으로 가져다쓰는 통에 홍수와 가뭄이 반복되고 있다.

우리는 '글로벌 숲탐방 원정대'

그는 17개 시·도의 한국숲사랑청소년단 대표 대원들을 선발해 북한의 청소년들과 함께 나무를 심으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한의 청소년들이 함께 나무를 심는 그날이 오기를 그리고 숲을 통한 치유의 손길로 전쟁의 남은 상흔이 사라지고 남북이 거리낌 없이 오가는 그날을 꿈꿔요. 삼천리금수강산의 나머지 절반인 북한 땅이 다시 푸르러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한국숲사랑청소년단은 지난 2017년 여름 청소년 대원과 지도교사로 구성된 '글로벌 숲탐방 원정대' 40여 명을 중국으로 보내 백두산 생태를 살펴보고 고구려의 역사와 문화, 항일독립운동지 등을 살펴보며 통일시대를 위한 준비 작업을 활발히 펼치고 돌아왔다.
 
 ▲2017년 ‘글로벌 숲탕방 원정대’의 백두산 탐방의 모습ⓒ위클리굿뉴스

 
그리고 앞서 2016년에는 심각한 사막화로 한반도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몽골에 사막화 방지를 위해 청소년 대원과 지도교사 40여 명의 원정대를 파견했다. 원정대는 현지에서 기후변화의 현장을 직접 목격하고 몽골의 역사와 문화, 자연환경에 대해 배우고 함께 나무를 심으며 글로벌 리더가 갖춰야하는 세계관과 자신감을 함양하고 돌아왔다.
 
"나무심기뿐만 아니라 유목민들과 문화교류, 게르에서의 숙박을 통해 기후변화와 사막화가 전 지구적인 문제임을 원정대 친구들이 많이 느끼고 돌아왔어요." 올해도 8월 5일 한국숲사랑청소년단은 몽골로 '희망의 숲' 원정대를 파견한다. 2년 전 심었던 '희망의 숲'은 얼마나 잘 자라고 있을까, 그리고 올해는 얼마나 많은 새로운 '희망'을 심고 돌아오게 될까? 마지막으로 한국숲사랑청소년단이 꿈꾸는 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이 궁금했다.
 
이 사무처장은 "한국숲사랑청소년단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푸르게 그리고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그린 리더'를 키워내기 위한 활동이다. 이 일에 더욱 매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최근 용마산에 나타난 산양(천연기념물, 멸종위기 1급) 이야기를 들려주며 "백두대간에 살아가는 사람, 동식물들이 자유롭게 오가는 날이 와서 숲을 통해 남북이 하나 되는 일에 한국숲사랑청소년단이 밑거름이 되겠다"고 밝혔다.
 
한국숲사랑청소년단을 통해 한반도와 세계 곳곳에 푸르른 숲이 계속해서 생겨나길, 깨끗하고 푸른 숲이 이들을 통해서 지켜지길 기대해 본다. 
 
 ▲2016년 ‘글로벌 숲탕방 원정대’의 몽골 나무심기 ⓒ위클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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