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치앙라이 탐루엉 동굴에 갇힌 지 17일 만에 구조된 12명의 축구팀 소년들. 기적처럼 동굴 밖으로 나온 뒤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은 아이들은 전과 같은 정상적인 삶에 적응하려 한다. 이에 앞서 아이들 11명과 코치가 치앙라이의 한 사원을 찾아 불교 의식을 치렀다. 반면 나머지 한 명은 크리스천으로서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그는 열 네살의 소년 '아둔 삼온'. 소년은 현재 교회로 돌아와 신앙 안에서 일상 생활에 적응해 가고 있다.  
 
 ▲태국 치앙라이 탐루엉 동굴에 갇힌 지 17일 만에 구조된 12명의 축구팀 소년들 중 유일한 크리스천인 열 네살의 소년 '아둔 삼온'의 모습 

 태국 동굴소년 중 유일한 크리스천 '아둔', 교회로 돌아와
 
태국 북부 치앙라이 동굴에서 살아 돌아와 세계에 감동을 선사한 유소년 축구팀 선수들 12명 중 11명이 지난 24일 치앙라이의 한 사원을 찾아 불교의식을 치렀다. 자신들을 구하려다가 사망한 태국 전직 네이비실 잠수부 사만 쿠난의 희생에 감사하단 의미를 담아 잠시 승려로 지내기 위해서다.
 
아이들과 코치는 흰 옷차림에 맨발로 계단에 오른 뒤 머리를 깎는 의식에 참여했고 각자 다른 사원에 들어가 9일 간 승려로 생활한다. 대다수가 불교 신자인 태국에서 통과의례와도 같은 자리에 한 명의 소년이 참가하지 않았다.
 
그의 이름은 '아둔(14)'. 그는 13명 중 유일한 크리스천이다.
 
아둔은 병원에서 퇴원한 후 태국 북부 마이사이 지역에 있는 교회에 머물면서 기독교 NGO단체 컴패션의 도움을 받고 있다.
 
교회에서 지내고 있는 아이들 중엔 태국 시민권이 없는 어린이들도 있다. 부모가 임시노동을 하고 있어 엄마아빠와 함께 살지 못해 교회에서 생활하고 있다.
 
'루아' 혹은 '와'라고 불리는 소수 민족 사람인 아둔의 부모 역시 임시노동을 하고 있다. 어려운 가정형편에 있는 아둔은 태국시민권 조차 취득하지 못한 실정이다. 때문에 부모는 다섯 아이 중 장남인 아둔이 신앙을 키우면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교회에서 살도록 권유했다.
 
미국컴패션에 따르면 소년은 앞으로 교회에서 고 신(Go Shin) 담임목사 부부와 살면서 태국 학교의 교육을 지속적으로 받고 컴패션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도 더 많이 참여할 것 이다. 태국컴패션과 협력 교회는 아둔이 태국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끝까지 돕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 신 목사는 "어린 아이이자 학생인 아둔이 앞으로 할 일은 공부하는 것과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 일상에 적응하는 것"이라면서 "우리 교회는 컴패션의 도움을 받아 아둔과 같이 어려운 형편에 놓인 아이들을 양육하고 있다. 아둔을 위한 필요한 지원 역시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아둔은 교회에서 찬양 팀을 이끌 만큼 음악적으로도 재능이 있는 아이라고 고 신 목사는 전했다. 의사나 지앙라이 유나이티드 클럽에서 유명한 축구선수가 되는 것이 아둔의 꿈이다.
 
동굴에 갇혀 있을 당시 팀원들을 구하러 온 영국 잠수 전문가와 아둔이 영어로 대화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는 주목을 받기도 했다.
 
최근 처음으로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둔은 "영국에서 온 사람이 우리를 구하러 왔을 때 믿겨지지 않을 만큼 놀랐다"면서 "기적이었다"라고 구조대와 만났을 때 감회를 전했다.
 
아둔의 부모는 아이들이 동굴 밖으로 구조됐다는 소식에 "아들을 빨리 볼 수 있게 도와준 하나님께 감사하다"면서 "하나님이 우리 가족에게 부어주신 사랑이다. 하나님은 사랑이시고 그 분에게 불가능한 것은 없다"고 고백했다.
 
 ▲오른쪽부터 아둔이 다니는 교회의 담임목사 고 신 목사, 아둔의 아버지와 어머니, 컴패션 어린이센터장(사진제공=한국 컴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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