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아메리카에 있는 국가 니카라과에서는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벌어진 반정부 시위와 이를 진압하는 정부 간 충돌이 극심해져 유혈사태까지 이르렀다. 이에 가톨릭 주교단이 나서 정부와 반정부 시위대 간 중재 역할을 시도해 왔지만 상황은 악화되는 실정이다. 가톨릭 신자가 약 70퍼센트를 차지한 이 나라에서 시위대는 가톨릭 교회에서 몸을 피하고 있지만 정부는 시위대 진압을 목적으로 교회에 무력을 가하고 있다.
 
 ▲니카라과의 다니엘 오르테 정부애 반정부 시위를 벌이면서 목숨에 위협을 받고 있는 니카라과국립자치대 학생들은 지난 13일 피신해 있던 성당에서 빠져 나와 가족과 재회했다. 

 
종교 지도자들 "또 다른 죽음이 생기길 원치 않았다"
 
니카라과국립자치대 학생들은 다니엘 오르테가 정부에 약 3개월 간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면서 경찰 및 친정부 민병대원들과 심한 충돌을 겪고 있다.
 
이에 니카라과에서는 지금까지 최소 273명이 사망하고 2천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미국 CBN뉴스는 밝혔다.
 
CBN뉴스에 따르면 오르테가 정부에 반대하는 니카라과국립대 대학생을 비롯해 가톨릭교 사제와 언론인들까지 총 200여 명은 수도 마나과에 위치한 신의은총예수성당에서 피신해 있다가 로마 가톨릭 레오폴도 브레네스 추기경이 대통령비서실과 협상하면서 미주인권위원회의 대표들이 있는 메트로폴리탄 대성당으로 피신처를 옮겼다.
 
라울 자모라 신부는 "주요 언론인들은 지난 토요일 이른 시간 성당을 안전하게 빠져 나갔고 병원 진료가 긴급히 요구되는 부상 당한 학생들도 함께 성당에서 나갈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피신처 이동 중 오르테가 친정부 세력은 성당에 있던 반정부 시위대 대학생 2명에 총격을 가하고 숨지게 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이들은 주변에 배치된 저격수들에게 학살됐고 그 중 한 명은 건축을 전공한 20세 학생이며 두 번째 사망자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브레네스 추기경은 "우리는 또 다른 죽음이 생기길 원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불행하게도 두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성당 안에 있던 에릭 알바라도 콜 사제는 "그들은 성당에서도 총을 쐈다"면서 "정부는 인권을 존중한다고 말하는데 정말로 인권을 존중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생존한 학생들은 "정말 힘든 밤이었다"라면서 "친정부 무장세력들은 동원할 수 있는 엄청난 무기들을 가지고 공격 했다. 그들은 우리 모두를 죽이려고 했다"고 당시 끔찍했던 상황을 회상했다.
 
한 소녀는 SNS와 보도 영상에서 "나라를 위해서 한 일이기에 후회하진 않는다"면서도 "엄마, 날 용서해. 사랑해"라고 울며 말했다.    
 
이번 유혈시위는 지난 4월 18일 정부가 추진한 연금축소 개혁안에 대한 반발로 촉발됐다. 정부는 연금 재정 붕괴를 막기 위해 개인의 분담금을 늘리는 대신 수령액을 줄이자는 개혁을 제시했지만 결국 연금 개혁안은 철회됐다.

정부의 유혈진압에 반발한 시위는 족벌주의와 잔인한 억압으로 인한 이른바 독재국가를 조성하는 대통령에게 퇴진과 조기 대선 및 민주화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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