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인구 늘고 학대도 증가
최근 반려견이 아파트 베란다 밖으로 던져지는 사건이 발생해 파문이 일었다. 경찰은 지난 7월 1일 경기도 파주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반려견 학대를 의심하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돼 현장에 출동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신고를 한 목격자는 "2층에서 창문 밖으로 개를 던져 개가 피를 흘리고 있다"며 "개를 때리는 소리가 계속 들렸었다"고 전했다. 개는 주인에게 격리 조치된 뒤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SBS 프로그램 <TV 동물농장>에서는 길고양이들에게 자행된 잔혹한 학대가 방송돼 큰 충격을 안겼다. 지난 5월 충북 영동에서 앞다리가 자로 잰 듯 똑같은 길이로 잘려나간 길고양이가 발견됐다. 방송팀의 긴급 구조가 이뤄졌지만, 고양이는 구조 뒤 사흘 만에 사망했다. 같은 달 김포에서는 화염으로 얼굴 한쪽이 모두 녹아내린 길고양이, 다음날 안산에서는 안구가 파열되고 온몸이 상처투성인 채 버려진 품종묘가 발견됐다. 모두 인위적인 가해의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국 사회는 이제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에 돌입했다. 2017년 농림축산검역본부의 통계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반려동물 수는 총 895만 마리였다. 이중 서울시에만 163만 마리 이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2017년 9월 서울 시내 2만 가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5가구에 1가구꼴인 19.4%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었다. 이는 2013년 16.7%에 비해 2.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늘어나는 반려동물 수만큼 유기되거나 학대받는 동물의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의 통계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동물보호법 위반혐의로 검거된 사람은 총 886명이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3년 113명, 2016년 244명, 2017년 6월까지 127명이 검거되는 등 해마다 증가 추세다. 또 신고 접수된 동물학대 발생 건수는 2012년 131건에서 2015년 238건으로 81.6%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본격적인 휴가철 7월은 동물에게는 수난의 계절이다. 무더위를 날려버릴 여름나기 이면에는 어김없이 동물의 고통과 희생이 뒤따르고 있다. 피서지는 매년 휴가철이 되면 늘어나는 유기동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데이터를 분석한 한 보도의 '월평균 유기동물 발생현황(2010년~2017년 7월)'에 따르면 7월은 월평균(6,441마리)보다 크게는 2,000마리 이상 더 많은 유기동물이 발생하며 유기동물 발생의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최근 '동물보호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는 등 그동안 동물보호에 미온적 태도를 보였던 정치권에서 강경한 기조가 읽히면서 동물 생명존중에 힘이 실리고 있다. 관련 단체들은 동물학대를 넘어 동물 생명존중의 패러다임에도 작은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며 환영과 기대를 나타내면서도 표 의원의 법안이 통과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촉구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생명존중, 그 첫걸음의 시작은 '동행(동물의 행복)'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