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온열질환자 급증…고령자 주의보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4월 발표한 '2017년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신고현황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15주간(5. 29~8. 5) 총 1,574명의 온열질환자가 신고, 이 가운데 11명이 사망했다. 폭염의 강도에 따라 차이는 있었지만, 폭염이 심했던 최근 5년(2013~2017)간 6,500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특히 1994년 이후 최대 폭염으로 기록된 2016년에는 무려 2,125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온열질환은 요즘 같은 고온다습한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때 주로 발생한다. 즉 몸에 열이 쌓이고 우리 몸의 체온조절 기능이 상실되면서 체온이 적절하게 유지되지 않아 발생하는 급성질환이다. 대표적으로 열사병과 일사병 등이 있다. 열사병과 일사병은 병명부터 유사해 비슷한 질환이라는 혼동을 주기 쉽다. 하지만 비슷한 듯 극명한 차이점을 나타내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열사병은 과도한 고온에 노출될 때 체온조절 기능 상실로 몸에서 발생한 열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발생한다. 다기관 손상 및 기능 장애와 중추신경 장애를 일으킨다. 예후가 나쁘고 사망률이 매우 높아 신속한 응급처치와 치료가 필요한 응급질환이다. 주요 증상으로는 체온이 40˚C 이상 올라가고 땀이 나지 않아 피부가 붉고 건조하며 뜨겁다. 심한 두통과 어지럼증, 오한, 구역질 등이 나타나며 의식이 혼미해지거나 심한 경우 의식을 잃기도 한다.
반면 일사병은 강하게 내리쬐는 햇볕 등 고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됐을 때 땀이 다량 배출되면서 체액이 부족해져 발생한다. 증상으로는 체온이 37~40˚C까지 올라가고 탈수가 올 수 있다. 또 열사병과 달리 땀을 많이 흘리거나 얼굴이 창백해지고 어지러움과 두통, 구역감, 구토 등이 나타난다.
열사병과 일사병 환자 모두 시원한 장소로 옮겨 옷을 느슨하게 하거나 벗긴 후 물에 적신 수건(너무 차갑지 않은) 등으로 체온을 떨어뜨려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의식이 혼미한 환자에게 함부로 음료를 먹이는 것은 절대 주의해야 한다. 특히 열사병은 응급처치 후 신속하게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아야 하는 촌각을 다투는 질환이기 때문에 열사병 환자를 발견한다면 제일 먼저 구급차를 부르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예방이 최우선이다. 폭염 속 한낮(오후 12시~5시)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부득이하게 외출할 시, 틈틈이 휴식을 취해야 한다. 또 수분을 자주 충분히 보충해줘야 하는데, 이때 갈증 해소를 위해 아이스커피나 맥주 등을 마시는 것은 금물이다. 카페인과 알코올은 순간의 갈증은 해소시킬 수 있으나, 이뇨작용을 촉진하기 때문에 더 많은 수분을 몸 밖으로 배출해 오히려 탈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햇빛을 차단하는 밝은 색의 옷을 입거나 양산 및 모자 등 물리적으로 차단해주는 것도 좋다.
특히 온열질환은 대부분 노년층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그 중 많은 수가 논·밭일을 하다가 변을 당한다. 전문가들은 "온열질환 사망자의 25.2%가 65세 이상의 노년층"이라고 지적하며 노년층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여름철 한낮에는 외출이나 논·밭, 비닐하우스 등 농사일을 삼가고 휴식을 취할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보건복지부는 노년층이 안전하게 여름을 날 수 있도록 7월부터 8월간 전국 약 6만 5,000여 개의 경로당에 월 10만 원씩 냉방비를 지원한다. 또 각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하여 4만 2,000여 개소의 '무더위 쉼터'를 운영한다. 독거노인 등 온열질환 취약층이 쉴 수 있는 무더위 쉼터는 각 시·군·구청에서 안내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