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거리전도를 하며 '예수 믿으세요, 당신은 죄인입니다'라고 말하면, "왜 예수를 믿어야 하느냐, 내가 왜 죄인이냐"며 따지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사람들조차 없다. 아무 대꾸 없이 전도지와 함께 건네는 물티슈나 휴지, 과자 따위를 받고 바쁜 발걸음을 옮길 뿐이다.

사람들이 복음에 귀를 기울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 고민에서 출발한 '하나님을 광고하다'라는 슬로건의 복음광고가 지난 2년여 간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펼쳐졌다. 올해부터는 대한민국 전역에서도 복음이 담긴 대형 광고판이 환하게 불을 밝힌다. 수천 개 지역교회들이 연합하는 대규모 동시 거리전도도 펼쳐질 예정이다.
 
 ▲6월 30일 경기도 안양 새중앙교회에서 '대한민국을 전도하다' 캠페인 시작을 알리는 선포예배가 열렸다.ⓒ데일리굿뉴스

"복음으로 하나될 대한민국을 꿈꾸며"…국내 최초 대규모 거리전도

다양한 광고매체를 활용해 복음을 전하는 사단법인 복음의전함(이사장 고정민 장로)이 6대주 광고선교 캠페인에 이어 대한민국 복음화를 위한 ‘대한민국을 전도하다’ 캠페인을 전개한다. 국내 최초의 광고선교 릴레이 캠페인은 경상남도 부산에서 첫 막을 올렸다.

이번 캠페인은 경상권에 이어 전라권, 충청권, 제주권, 강원권, 경기권 및 서울특별시의 7개 권역에서 진행된다. 첫 광고선교 캠페인 지역인 경상권은 130여 년 전 한국 선교역사의 첫 기착지로써 국내선교의 중요한 의미가 있는 지역이지만, 2015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최저 복음화율을 보이는 지역이기도 하다.

고정민 장로는 "7월 한 달 간 부산역과 해운대, 덕천 사거리 등 시내 곳곳에서 수백 명의 교인들이 모여 집중적인 거리 전도를 펼칠 것”이라며 "이 기간 동안 부산역과 해운대역에 복음광고가 걸리고 경상권 전역의 교회 외벽에도 동일한 이미지의 복음광고가 설치된다"고 밝혔다.

부산기독교총연합회와 부산성시화운동본부 등 부산의 주요 기독교 단체들이 연합해 참여하는 이번 캠페인은 특히 3일 부산지역 16개 구, 군 전역에서 동시 거리전도가 이뤄진다. 14일부터 매주 토요일에는 경상권 전역의 지역교회 성도들이 다함께 동일한 전도지를 나누며 거리 전도를 펼칠 예정이다.

이렇듯 개교회가 아닌 수백 개의 지역 교회들이 연합해서 거리전도를 펼친다는 점이 이번 캠페인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이다.

홍영진 본부장은 "6대주 광고선교 캠페인에서 함께 한 해외 한인교회들이 '수십 년 간 이민사역을 해왔는데 그 동안 단 한 번도 옆 교회와 같이 전도를 해 본 경험이 없다'고 하더라"며 "사실 한국교회도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인데, 개교회·개교파를 떠나서 오직 복음 하나만 가지고 믿지 않는 사람들을 전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1일부터 부산역과 해운대역에 복음광고가 게재됐다.(사진제공=복음의전함)

광고전문가의 시선으로…"쉬운 언어로 복음 번역했어요"

"힘내라는 말 대신 눈을 감아 보세요."

전도지에 적힌 문장이 색다르다. 보통 전도 문구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기도와 보혈, 구원과 같은 교회용어가 아닌 일상적인 단어가 쓰였다. 언뜻 봐서는 기독교적인 색채가 전혀 없는 것 같기도 하다.

광고전문가 출신 고정민 장로와 성기훈 이사는 복음을 어떻게 표현할 때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까, 라는 고민을 가지기 시작했다. 광고인의 시각에서, 그리고 오랫동안 비기독교인으로 살았던 경험을 가진 이로서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연구한 것.

보는 사람들이 쉽게 기억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메시지를 전해야 하는 광고의 특성을 이끌어낸 끝에, '사랑한다면 눈을 감아 보세요', '우리가 웃을 수 있는 이유' 등의 광고 카피가 탄생하게 됐다.

이러한 복음광고를 만들자 처음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홍 본부장은 "아무래도 전도지에 죄, 구원, 천국과 같은 확실한 메시지가 없기 때문인지 많은 목회자들이 걱정했다"며 "하지만 교회의 입장이 아닌 일반인들의 관점에서 만들어진 전도지라는 평가에 힘을 얻고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복음광고는 특히 젊은 목회자들 사이에서 호응도가 높다고.

이번 캠페인을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전도를 좀더 편하게 느낄 수 있게 되고, 나아가 기독교와 전도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게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는 게 고정민 이사장의 생각이다.

"복음광고가 그 동안 전도를 어렵고 부담스럽게 느꼈던 크리스천들과 어려운 교회 용어로 복음을 잘 이해하지 못했던 사람들 모두에게 도움이 되길, 갈수록 전도하기 어려워진 이 시대에 대한민국이 복음화되는 이적이 일어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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