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비핵화 합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인권 유린' 문제를 경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미국 현지 언론이 지적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 이후, 미국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인권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사진출처=영화 크로싱)

워싱턴포스트 "김 위원장 칭찬하며 北인권 간과"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과의 관계에 대해 "우리가 매우 좋은 관계를 이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서로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마치고 떠나기 전, 김정은 정권에서 행해진 인권유린과 처형들에 대한 폭스뉴스의 질문에 "김정은은 터프가이"이라면서 "다른 많은 이들도 정말 나쁜 짓을 저질렀다"고 받아 넘겼다.
 
특히 협상 대상가인 김 위원장이 '살인자'가 아니냐는 지적에 "그가 누구인지, 무엇을 하는지, 어떤 유리한 점이 있는지 등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며 "그는 매우 영리한 사람이자 위대한 협상가"라고 칭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끔찍한 일들을 저지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들려오는 모든 이야기를 고려하면, 그 대답은 '그렇다'이다"라고 인정했다.
 
이에 대해 미국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합의를 추구하면서 김 위원장의 인권유린에 대한 우려를 고려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평가했고, 의회전문매체인 '더 힐'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인권유린에 대한 우려를 무시했다고 전했다.
 
이 밖에 미국 현지 언론들의 지적도 잇따랐다. 워싱턴포스트는 '북한에 대한 트럼프의 가장 거슬리는 발언'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지난 며칠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및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을 놓고 잘못된 발언이 많았다. 일부는 악의 없고 일부는 타당하지만, 한가지는 둔감하고 거슬리며 해롭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ABC 방송의 '김정은의 나라가 그를 사랑한다'는 인터뷰를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ABC와의 인터뷰에서 "그의 국민은 열정이 보인다. 그들은 엄청난 열정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는 이에 대해 "그렇다. 열정이 보인다. 왜냐하면, 그들의 지도자에게 열정을 보이지 않는 북한인은 누구라도 결국 수용소로 가게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누구도 북한에서 미스터 김을 비판하고 살아남을 것을 기대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워싱턴포스트에 칼럼을 게재한 브루킹스연구소 EJ디온도 선임연구원은 "인권은 종종 현실정치에 기초한 국가안보에 대한 계산에 따라 차순위로 밀려나곤 한다"며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체제의 믿기 힘든 잔인성을 단순히 간과한 정도가 아니라 김 위원장을 '매우 열려 있는', '배우 훌륭한', '매우 똑똑한', '매우 재능있는' 등의 수식어로 잔뜩 칭찬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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