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판문점 실무접촉을 이끈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최종 합의문 초안 작성에 돌입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사진제공=연합뉴스)

막판 속도전…CVID-CVIG 최후 조율

현지시간 오전 9시 30분쯤 성 김 대사와 최선희 부상은 북미 정상회담 전 사실상 마지막이 될 오늘 회동을 위해 리츠칼튼 호텔에 도착해 최종 합의문 조율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은 정상들의 최종 결단이 필요한 중대 사안들만 '공란'으로 둔 채 합의문의 나머지 초안 작업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오늘 준비중인 합의문에는 비핵화와 비핵화 시간표, 북한에 대한 체제보장 방안을 명시하는 의제를 놓고 막판 절충이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성 김 대사와 최선희 부상이 논의할 의제의 핵심은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 즉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한반도 비핵화를 합의문에 담을 수 있을지 여부다.

미국은 2020년이라는 시한과 함께 CVID를 명시하려 하지만 북한은 '패전국에나 적용하는 방식'이라며 CVID라는 용어 자체에 심한 거부감을 보임에 따라 양측의 견해차는 그간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CVID를 합의문에 명기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북한에 CVIG(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Guarantee), 즉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 체제안전보장을 해 줄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보인다.

즉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북미 수교 등 북한 체제안전보장책의 유효성을 미국 정권교체 등 정치 상황에 관계없이 지속해서 담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성 김 대사가 '의회 비준' 추진 등 이미 공표된 자국 입장 이상의 것을 내놓을지 관심을 끈다.

또 핵탄두, 핵물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북한 핵무력의 핵심을 조기에 해외 반출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김 대사와 최 부상은 마지막 의견 절충을 시도할 전망이다.

미측은 북한 '보유핵'의 조기 반출 대가로 제재 완화를 제시했지만, 그간 북한은 '단계적·동시적' 해법을 강조하며 응하지 않았다. 보유한 핵무기의 일부라도 미국의 손에 내주면 자신들의 핵 무력을 그대로 드러내게 될뿐더러 핵 검증 단계에서 이뤄질 미측 공세에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북한의 우려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 핵탄두와 핵물질, ICBM 등의 일부라도 조기에 해외 반출하는데 양측이 입장 차이를 일부나마 좁히더라도,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볼 때 김 대사와 최 부상 선에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그다지 많지 않아 보인다.

서로 가능한 거래 품목을 두 사람이 만들면 최종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담판에서 이뤄질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