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 이상의 한국사회의 노년층들은 일제로부터의 해방의 기쁨도 잠시 곧이어 발발한 6·25의 폐허를 딛고 산업화를 이뤄냈으며, 정치적으로 군사독재의 격변기를 겪었다. 베이비붐 세대 남성의 10.6%, 여성의 18.0%가 10대에 첫 직업을 가졌다.
 
 ▲우리사회 노인세대들은 젊은 시절 자신을 돌아볼 겨를을 내지 못했으며, 노인이 된 현 시점에서 사회의 빠른 변화로 인해 사회일선에서 밀려나고 있다. ⓒ위클리굿뉴스

이들은 자신들의 인생에서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사건으로 1997년 IMF 사태를 꼽았다. 가족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며 몸 바쳐 세파를 맞서왔지만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거나 사업의 부도로 인해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바뀌어진 상황에서 방황하기도 했던 이들이 베이비붐 세대이며 무기력한 뒷방 늙은이로 취급 받는 노인세대로 향하고 있다.
 
이들은 젊어서 제대로 된 삶을 위해 자신을 돌아볼 겨를을 내지 못했고 자신만을 위한 삶을 영위하지 못했다. 또 노인이 된 현 시점에서 사회의 빠른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사회일선에서 밀려나고 있다.
 
노령화사회와 노인문제
 
현대사회에서 노인의 문제는 노인에게 공통적인 기본적 생존과 발전의 욕구나 문제를 노인자신이나 가족의 노력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상태로 정의된다. 즉 경제적 어려움, 건강보호의 어려움, 역할 상실과 여가선용의 어려움, 고독과 소외 및 갈등을 느끼는 현상이다.
 
이러한 노인의 문제는 의료기술 등의 영향으로 고령기가 비약적으로 길어진 것도 한 요인이다. 이외에도 신기술 발달 및 IMF 등으로 인한 구조조정으로 퇴직 연령이 낮아진 점, 현대인의 가치관이 개인생활과 자기실현을 중시하는 방향 등에 따라 이미 사회의 문제로서 그 속성을 갖게 된다.
 
현대 사회의 급격한 변화는 노인세대의 경제적·신체적·심리적인 의존성을 증가시키고 있다. 이는 개인의 문제지만 개인만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사회적 차원에서의 복지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게 된다.
 
2000년에 들어서면서 한국은 이미 고령화 사회로 분류되면서 노인문제는 생활전반에 걸쳐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저소득 일부 계층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노인계층의 문제로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경제적 빈곤과 취약한 건강
 
가장 현실적인 노인문제는 경제력이다. 경제활동 인구 층에서 벗어난 노인계층은 상대적(타 연령층에 비해) 혹은 절대적 빈곤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현상은 산업화 과정이 고도화 될수록 심각성을 더한다.
 
한국사회는 전 인구에 대한 빈곤인구 비율은 줄어들고 있지만 65세 이상의 빈곤인구가 전체 빈곤인구 중에 차지하는 비율은 거의 줄어들지 않고 있다.
 
노인층에게 경제 문제만큼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는 건강이다. 건강은 신체적·정신적 질병의 문제와 더불어 병든 노인에 대한 가족의 보살핌에 대한 문제 등 복합적 성격을 갖게 된다. 특히 노령에 따른 정신질환으로 치매, 우울증, 파킨슨, 알코올 중독, 정신분열 등도 증가추세다.
 
아울러 일상생활 수행에 꼭 필요한 6개 동작 ADL(일상생활 활동)에 있어 어려움을 느끼는 노인이 30%를 넘고 있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처럼 인구 고령화와 평균수명 증가에 따라 치매가 한국인들에게서 가장 염려되는 질병 1위로 올라섰다.
 
지난 2015년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한지원 교수팀은 도시와 농촌 4개 지역의 65세 이상 노인 460명을 대상으로 평균 3.5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노인 인구 1,000명당 7.9명의 새로운 치매 환자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독거노인 증가와 고독사
 
퇴직은 경제적 상실뿐만 아니라 대인관계의 영역을 좁히고 주변 활동 영역을 축소시키게 된다. 또 가족 내에서도 자녀들과의 별거, 친구 및 배우자의 사별 등의 극복하기 어려운 고통을 겪는 경우도 많다. 이로 인해 고립감, 소외·고독의 심리적 위축 등에 빠지기도 한다.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우리 사회 1인 가구에는 독거노인의 증가도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독거노인들은 복지사각지대에서 방치되거나 그로 인한 ‘노인 고독사’의 문제를 야기시키기도 한다. 이에 따른 독거노인 사회적 보호서비스의 필요가 절실한 시점이다.
 
오는 2045년에는 아이 한 명당 어른은 열 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노인들의 건강한 노후생활을 위한 효율적인 노인 보건복지사업이 요청된다. 노인 건강교육 및 상담을 포함한 예방대책 수립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의료보험제도 개선으로 수입이 없는 노인일지라도 부담 없이 의료보험 혜택을 받아 질병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것도 노인 복지의 중요한 사업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노인의 사회적 활동범위를 넓혀나가는 것도 노인복지에서 중요한 한 부분이다.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여러 연령대의 사람들이 노인들과 함께 사회적 활동을 하게 될 경우 노인들은 외로움을 느끼지 않고 자신에 대한 만족감과 자신감을 높일 수 있게 된다.
 
노인들에게도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사회 활동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노인 들이 보람과 경제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일자리 확충이 절실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노인복지예산의 효과적인 반영이 필요하다.
 
한편 올해 노인복지 예산의 경우 국가치매책임제 관련 예산이 대폭 확충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노인돌봄 관련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예산은 반영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참여연대는 “(2018년 노인복지예산은) 노인요양시설 관련 예산이 증액 됐으나 예산심의과정에서 지방정부의 재정 여건의 열악으로 지속적으로 불용액이 발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중앙과 지방 매칭 비율을 현실화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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