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의 종신 집권 선언과 동시에 기독교인들을 향한 핍박은 날로 거세지고 있다. 오죽하면 '중국화(化)된 기독교'를 장려한다는 주장까지 세어 나오는 형국이다. 이같이 중국교회가 직면한 규제들은 실로 현실이 돼 '종교와 신앙의 자유'를 옭아매고 있었다. 최근 불거진 한 인권변호사의 사망소식은 '중국 기독교를 둘러싼 인권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준다.
 

 ▲23일 서울 마포구 한국순교자의소리 사무실에서 밥 푸 목사 기자회견이 열렸다.ⓒ데일리굿뉴스


돌연 사망한 '리바이광 변호사' 추모…명패·초상화 제막식

"중국 기독교인들이 '다시 시작된 박해의 파도'라고 불리는 핍박에 직면해 있습니다. 목회자들이 체포되고 십자가와 교회들은 철거됐지요. 기독교인 인권 변호사들은 자신들이 납치와 협박, 고문당할 것을 무릅쓰고 일에 임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핍박 받는 기독교인들의 현실은 이토록 냉엄하기만 했다. 이러한 상황을 전 세계에 알려온 인권운동가 밥 푸 목사(차이나에이드)는 "시진핑 주석의 정권 아래 기독교인들을 향한 핍박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그 현실을 방증하듯 오늘(2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마포구 한국순교자의소리(공동대표 에릭 폴리·현숙 폴리) 사무실에서는 중국·북한 인권에 매진하다 순교한 '리바이광 변호사'를 기리는 추모예식이 진행됐다.
 
먼저 한국 순교자 연대표에 리 변호사의 명패를 올렸다. 더불어 그의 초상화를 헌정하는 제막식을 통해 살아 생전 그의 업적을 기렸다.  
 
리 변호사는 인권을 수호하는 변호사로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던 인사다. 특히 그는 힘든 상황에 처한 탈북자들을 도운 고 한충렬 목사의 일가족을 변호하고 있었다.
 
그의 사망 사실은 지난 2월 중국 장쑤성 군병원의 갑작스런 통보에 의해 전해졌다. 중국 당국은 리 변호사가 간 질환으로 사망했다는 진단을 발표했다. 당시 리 변호사 나이는 불과 49세로, 사망 직전까지 술·담배도 하지 않을 정도로 매우 건강한 상태였다.
 
이러한 소식에 전 세계적으로 그의 부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쳤지만, 그럼에도 중국 정부는 하루 만에 시체를 화장해버리는 등 비상식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밥 푸 목사, 기독인권 운동 '리 변호사의 죽음' 알리려 방한

 

밥 푸 목사는 리 변호사의 마지막을 상기하며, "사망 직전 워싱턴 D.C로 함께 출장을 갔는데, 그때 당시 '중국 당국이 나를 죽일 것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한충렬 목사를 변호했다는 사실로 더욱 위협이 가해졌고 힘들어 했다"면서 "몇 년 전 보안국에 의해 납치당하고 매맞은 경험도 있어 무척 괴로워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리 변호사가 '나는 두렵다/ 무섭다'라고 보낸 메시지를 갖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버젓이 자행되는 중국의 심각한 인권실태를 다시금 짚어 내려갔다.

 

밥 푸 목사는 "문화혁명 이후 중국은 최악에 상황에 접어들었다"며 "인권을 말하는 이들이 탄압 대상이 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양심이 있는 수 천명의 사람들이 지금도 감옥에 갇혀있을 정도로 극심해진 상태"라고 밝혔다.   
 
결국 리 변호사를 근거리에서 바라본 이들은 한 목소리로 '자유가 박탈당하는 중국 내 상황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고. 이와 함께 힘든 상황 가운데서도 신앙으로 순교한 이들을 영원토록 기억하자는 당부도 건넸다.
 
에릭 폴리 한국순교자의소리 공동대표는 "리 변호사는 항상 작은 성경책을 지니고 다녔다"면서 "그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면 먼저 성경구절을 찾아 신앙적인 조언을 이어갔다. 인권변호사이자 중국과 북한을 위해 헌신한 분이기도 하지만, 하나님 말씀을 위해 헌신한 영원한 순교자로 기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독 법률가들의 집합체인 (사)애드보켓코리아(총재 경수근 변호사)는 이 자리에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중국 국민들이 종교·신앙의 자유를 향유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강력히 규탄했다.

 

한편 밥 푸 목사는 중국의 핍박받는 기독교인들의 실태를 전 세계에 알리는 대표적 인사 중 한 사람이다. 2002년 종교의 자유와 관련한 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차이나에이드(ChinaAid)를 설립했다.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와 유엔 인권위원회, 외신기자협회 등 다수의 국제적인 자리에서 연설을 했으며, 미드웨스트대학교에서 국제 기독교 리더십으로 명예박사학위를 받고 그곳에서 종교와 공공정책 분야 교수를 역임했다.

 

 ▲한국 순교자 연대표에 '리바이광 변호사'의 명패를 추가하는 한편 그의 초상화를 헌정하는 제막식을 진행했다.ⓒ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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