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대학교 채플시간에 성소수자 인권을 상징하는 무지개색 옷을 입고 예배를 드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가 조사에 나섰다. 학생들은 "양심에 대한 탄압"이라며 학교 측 조사에 반발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대학원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의 페이스북에 공개된 사진. 왼쪽부터 빨강, 주황, 노랑 등 학생들이 무지개색으로 상의를 맞춰 입었다.


빨강, 노랑, 보라 등 성소수자 인권을 상징하는 무지개 상의 맞춰 입고 예배
 
지난 17일 오전 장로회신학대학교 채플시간에 일부 학생들이 무지개색 옷을 입은 채 예배에 참석했다.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인 5월 17일을 맞아 장신대 재학생 8명이 이를 기념하기 위해 성소수자 인권을 상징하는 무지개색 옷을 입은 것.

 

이들은 각각 빨강, 주황, 노랑 등 6색 무지개 상의를 맞춰 입었고, 예배를 마친 뒤에는 무지개 깃발을 들고 강단에 올라 사진을 찍었다.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사진을 공개한 학생은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 이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라는 글을 함께 올렸다. 8명의 학생들은 장신대 도시빈민선교회 '암하아레츠' 동아리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틀 뒤인 19일, 학교 측은 해당 학생들을 조사하고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신대는 홈페이지를 통해 "동성애 상징 무지개색 옷을 맞춰 입고, 깃발을 들고 사진을 찍은 행위와 더 나아가 그 사진을 SNS상에 올려 퍼트린 행위에 대해 교칙과 총회 법에 따라 관련 학생들을 불러 조사를 시작했다"며 "학교와 교계에 매우 중차대한 문제이기에 정확한 조사와 신속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학생들은 학교 측 조사가 부당하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예장통합 총회 입장은 '동성애자를 혐오 배척의 대상이 아닌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천부적 존엄성을 지닌 존재'라고 고백하고 있다"며 "성소수자 혐오에 반대한다는 우리의 표현은 총회 입장에 결코 배치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장통합 총회 헌법에는 교회 직원과 신학대학교 교직원에 대한 징계 규정만 있지 학생에 대한 징계 규정은 없다. 학칙에도 동성애에 관한 의사표현을 금지하는 규칙이 없다"며 "이를 문제 삼는 것은 양심에 대한 탄압이며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암하아레츠' 동아리는 교내에서 성소수자 인권을 위한 세미나를 계획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암하아레츠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성소수자 목회를 하는 목사를 초청하는 강의를 기획했지만, 외부의 항의 전화로 인해 강연은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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