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를 고대 근동 문화와 비교연구함으로써 구약학계에서 연구 성과를 인정받은 존 월튼 교수(미국 휘튼칼리지 대학 구약학과)가 방한했다. 월튼 교수는 올바른 성경읽기는 기록될 당시의 고대 근동 문화를 이해함이 첫 시작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백석대학교 비전센처에서 존 월튼 구약학 교수의 '고대 근동 문화와 성경 해석' 강의가 열렸다.ⓒ데일리굿뉴스


"성경, 바르게 해석하기 위해선 고대 근동 문화 알아야"
 
존 월튼 구약학 교수의 '고대 근동 문화와 성경 해석' 강의가 최근 백석대학교 비전센터에서 열렸다. 학생 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공개된 이날 강의에는 100여 명이 넘는 인원이 참석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월튼 교수는 이스라엘이 속했던 고대 근동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성경을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는 길임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성경을 읽을 때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상식과 경험, 가치관으로 읽는데 성경은 최소 2천 년 전에서 3천년 전에 기록됐다"며 "당시의 맥락에 대한 이해 없이 읽는다면 원 성경저자가 의도했던 의미와 다르게 해석하는 오류를 범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점에서 월튼 교수는 성경을 그 시대의 문화로 읽고 해석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봤다. 특히 성경을 기록한 저자들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계시가 그들의 인지를 초월하는 방식이 아닌, 당시 사람들이 이해 가능한 사유방식 안에서 주어졌다는 걸 감안한다면 성경이 기록될 때의 환경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월튼 교수는 "비록 고대 근동 문화를 알지 못하고 성경을 읽는다 해도, 구원의 문제 등 우리 신앙의 핵심적인 부분이 영향을 받는 건 아니"라면서도 "성경을 바르게 해석하고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경의 배경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약성경 창세기 1장에는 하나님이 일곱째 날에 모든 일을 그치고 안식하셨다고 기록돼 있다. 하나님은 왜 6일 동안 천지를 창조하신 후 7일째 '안식'하셨을까. 하나님에게도 휴식이 필요한 걸까? 창세기에 나오는 제7일 하나님의 안식에 대해 많은 해석과 연구들이 있지만, 기독교인들 대부분은 하나님의 안식을 사람이 노동을 한 뒤 쉼, 휴식을 취하는 것과 같은 의미로 이해해왔다.

 

하지만 존 월튼 교수는 당시 시대적 맥락을 고려했을 때 하나님의 안식은 '지배'와 '통치'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봤다.
 
그는 "고대 근동에 쓰여진 여러 문헌들을 살펴보면 당시 사람들이 섬겼던 다른 신들에 대하여도 '안식을 취한다'는 표현이 사용되는데, 이는 성전의 보좌에 앉는다는 뜻"이라며 "실제로 시편 등 성경에서도 하나님의 안식처는 성전과 보좌 위라고 기록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하나님의 안식을 다시 해석해보면, 휴식으로 해석하는 것보다 창조한 세상을 하나님이 지배하고 통치했다는 해석이 보다 정확할 것"이라며 "이렇듯 당시의 사회적 상황과 문화적 요소를 분석해 고대인들의 세계관에 따라 성경을 읽으면 새로운 정보가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존 월튼 교수는 구약 성경, 특히 창세기 해석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창세기 1장의 잃어버린 세계'(그리심) 등의 저서를 통해 구약학계에서 탁월한 연구 성과를 인정받은 월튼 교수는 번역 출간된 '고대 근동 문화와 성경의 권위'(CLC)와 '아담과 하와의 잃어버린 세계'(새물결플러스) 등 국내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