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세습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세습의 정당성 여부를 판결하는 예장통합 총회 재판국 심리가 또 다시 연기됐다. 더욱이 총회 재판국이 핵심 쟁점 사안이 아닌 신임 재판국장 선임 문제로 시간을 할애하고 있어 '김하나 목사 청빙 결의 무효 소송'은 더욱 오리무중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예장통합 총회 재판국이 15일 오전 11시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 청빙 소송'과 관련한 4번째 심리를 진행했다.ⓒ데일리굿뉴스


'재판국장 선임 문제'로 시간 할애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장 최기학 목사)총회 재판국은 15일 오전 11시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 청빙 소송'과 관련한 4번째 심리를 진행했다.
 
당초 소송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판결은 이날도 나오지 않았다. 이번 심리에서는 사실상 명성교회와 관련한 논의 없이 재판국장 선출에 관한 의견만 오갔다.
 
재판국장 이만규 목사가 앞서 두 차례 사임서를 제출한 게 관건이 됐다. 이 목사는 총회 임원회에 사임서를 제출했고 그때마다 총회 임원회는 번번이 사임서를 반려했었다. 그럼에도 이 목사는 금번 심리에 참석해 재차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날 심리를 마치고 나온 재판국장 이만규 목사는 취재진의 질문에 "임원회의 허락을 받아야 하지만 오늘로 사임했다"고 짧게 답했다. 명성교회에 관한 논의는 없었냐는 말에는 "명성교회 얘기는 못했다"며 "재판국장을 다시 뽑기로 합의했다. 오늘은 후임국장 뽑는 문제에 관해서만 논의했고, 다음 재판국 모임 때 자세한 사안을 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결국 총회 재판국은 재판국장을 뽑는 문제만으로 이번 심리를 전부 할애한 꼴이 됐다. 2시간 30만에 폐회한 재판국원들은 다소 엄숙한 표정으로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과열된 현장 모습에 일부 재판국원들은 "길을 비켜달라. 사진 찍지 말라"며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 판국장 내 분위기가 좋지 않았음을 가늠하게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일부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세습반대를 연호한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회원들과 명성교회 측 간에 경미한 마찰이 생겼다. 더불어 수십 분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심리 결과를 묵묵히 기다리던 동남노회 비대위 측 김수원 목사도 관련 내용을 전해 듣고는 "재판국은 아마도 9월 총회까지 이 사안을 끌고 가려고 할 것"이라며 "총회와 노회를 위해 책임 있게 가부간에 결정을 내려줘야 하는 데 염려가 된다. 법과 원칙이 살아 움직이는 총회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는 말을 남기며 착잡하게 자리를 떠났다.  
 
총회 재판국은 6월 초 다시 모임을 갖는다는 원론적 입장만 전달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