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그동안 대형교회 중심으로 관심이 편중되면서 여러 역기능을 경험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대형교회의 타락상은 마치 한국교회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여겨지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가 희망이 있다고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데일리굿뉴스는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그리스도의 섬김을 묵묵히 실천하고 있는 작은 교회가 그 희망이라고 보았다. 이에 본지는 '작은교회가 희망입니다'라는 주제로 연중 특별기획을 진행한다. GOODTV 글로벌선교방송단 회원교회를 중심으로 매월 작지만 건강한 교회 한 곳씩을 선정해 보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한국교회의 선한 사역과 순기능이 알려짐으로써 복음적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란다.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함께 나눠 먹고 싶고, 기분 좋은 일이 생기면 생각나는 친구가 있다. 힘들 때면 찾아가고 싶고, 더 그리워지기 마련이다. 경기도 부천에 지역 주민의 '좋은 친구'가 된 교회가 있다. 49살이란 늦은 나이에 교회를 개척한 양황승 목사의 부천아름다운교회가 그 주인공이다. 양 목사의 바람처럼 부천아름다운교회는 지역 사회를 위해 아낌없이 나누는 교회로 성장해가고 있었다.
 
친구되기 위한 전도 여정…"늦은 시각까지 돌아다녔죠"
    

 ▲양황승 목사(58)는 지역 사회를 위해 아낌없이 퍼주는 교회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데일리굿뉴스

경기도 부천시의 주택 단지에 있는 부천아름다운교회는 2009년 8월 9일에 참된교회로부터 분립된 개척교회다. 25일 만난 양황승 목사는 소개될 만한 교회가 아니라며, 목사가 아닌 하나님의 일하심이 드러나야 한다고 연신 조심스러워했다. 개척교회를 마음 다해 섬기며 헌신하고 수고하는 사역자들이 많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철학을 전공했던 양 목사는 어린 시절 하나님 앞에 했던 그 약속을 지키고자 45살에 삶의 방향을 바꿔 신학 공부를 시작했다. 이후 49살이 된 2009년에 부천아름다운교회를 개척했다. 그는 당시 하나님의 부르심을 강하게 체험했다며 감사해 했다.
 
그런데 막상 교회를 개척하자, 전도는 해야 하는데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이 생각보다 큰 장벽으로 다가왔다. 이에 양 목사가 생각해낸 방법이 먼저 지역 주민들과 '친구'가 되는 것이었다. 식당에서 밥 사 먹으면서 전도하고, 시장에서 물건을 사며 교회를 소개했다. 그는 친해지니 교회를 소개하는 일도 한결 쉬워졌다고 전했다.
 
"제 전도는 그야말로 마을 주민들과 친구가 되기 위한 여정이었습니다. 늦은 저녁까지 돌아다니기 일쑤였고, 1년 동안 집에서 밥을 먹은 횟수는 손으로 꼽힐 정도죠. '지역을 위한 교회', '사람 키우는 교회'라고 소문냈습니다. 문제 있는 아이들 보내주면 책임지겠다고도 약속했죠."
 
이후 부천아름다운교회에는 1년 동안 88명의 성도가 등록했다. 성도들의 전도도 큰 힘이 됐다. 양 목사는 처음으로 교회에 나온 성도와는 식사하며 교제했다. 가족 대하듯이 서로 마음을 나누는 관계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성도의 마음이 열리면, 함께 성경 공부를 시작했다.
 

 ▲25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의 주택 단지에 있는 부천아름다운교회에 다녀왔다. 2009년 8월 개척된 부천아름다운교회는 지역 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교회로 자리매김했다.ⓒ데일리굿뉴스

 
은퇴까지 12년 남아…"어려운 성도 곁에 머물러야죠"
 
양황승 목사가 성도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자기 부인'이다. 양 목사는 크리스천들이 자신을 부인해야 주님이 역사할 수 있다며, 성도들이 하나님이 온전히 채워주시는 놀라운 삶을 살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성도 얘기를 꺼낼 때면 양 목사의 눈빛은 반짝였고 입가에는 미소가 머물렀다.
 
그는 개척교회에 추천하고 싶은 프로그램으로 '상담'을 꼽았다. 성도의 마음을 위로하고 싶어 시작한 그의 상담은 내적 치유와 인지 치유로 진행된다. 지역에 소문이 나자 교회에 다니지 않는 주민도 고민이 생기면 그를 찾기 시작했다. 자녀 문제를 상담하러 왔다가 교회에 등록한 성도도 있다.
 
또 처음 교회에 나온 성도가 세례를 받는 날은 '축제의 날'로 정했다. 세례받는 교인은 세례식 후 하나님을 만나기 전과 후의 삶의 변화에 대한 간증문을 성도들과 나눈다. 간증 시간을 통해 성도들이 서로의 삶을 나누고 들으며, 더욱 친해지는 것이 양 목사의 바람이다.
 
유아세례의 경우 부모가 간증을 대신한다. 교회에서는 아기의 이름으로 통장을 만들어 종잣돈 50만 원을 선물한다. 이 돈은 찾지 않는 통장에 넣어두고, 부모가 조금씩 예금해 아이가 결혼할 때 사용하는 것으로 성도들과 약속했다.
 
부천아름다운교회는 개척교회지만 4곳의 개척교회와 1곳의 선교단체를 지원하고 있다. 또 교회 인근 학교와 교육 시설에 약 8년째 장학금을 지원 중이다. 지역 주민과 함께 나눠 먹고, 함께 웃으며 사역하고 싶다는 그의 꿈이 실현된 셈이다.
 
양 목사는 부천아름다운교회의 주인은 영원히 하나님이고, 교회를 지키는 자는 평신도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4세대, 5세대까지 세울 수 있는 교회가 되고 싶다는 그의 바람은 단 하나, '성도들이 주님 안에서 평안하고, 주님 안에서 자신감 있게 사는 것'이다.
 
"교회가 커지는 것보다는 한 사람을 제대로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친구가 되어야죠. 목회자이기 때문에 경계하는 것이 아니라, 편하게 다가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겁니다. 제가 58살이니 은퇴까지 이제 12년 남았습니다. 그날까지 어려운 성도들과 함께 있어주고 슬플 때는 옆에서 위로하는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이 마음으로 즐기면서 편안하게 사역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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