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현재 24기의 상업가동중인 핵발전소와 경주에 있는 중·저준위 핵폐기장까지 합해 30개 이상의 핵시설을 갖고 있다. 핵발전소 밀집도 세계 1위의 나라다. 심지어 핵발전소의 다수가 지진대위에 서 있다는 사실이 주는 불안감과 사용 후 핵연료의 문제까지 더해 핵발전소에 대해 고민할 거리는 넘치고도 남는다.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연대 임준형 사무국장 ⓒ위클리굿뉴스


 
한국의 핵발전소는 지금껏 수차례 문제를 일으켜 왔다. 그때마다 '전문가'들은 안전을 장담하곤 했다.

2015년 월성 원전에서 연료봉 추락사고가 발생해도, 2017년 한빛 원전 건물 외벽 콘크리트의 공극(구멍)이 발견되고, 이로 인해 격납건물 내부 철판 부식이 드러나고, 심지어 증기발생기 내부에 망치로 보이는 이물질이 들어가 있는 것이 확인돼도 안전을 철저히 확인해 문제가 없으면 가동을 하겠다고 발표한바 있다.

그런데 이들이 어떤 이들인가? 부품의 시험 성적서를 조작해 불량부품을 핵발전소에 설치한 이들이고, 2009년 월성에서 연료봉 추락사고가 있어 피폭자가 발생했음에도 은폐했던 이들이다. 그래서 이들을 '핵마피아'라고 칭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자신들 핵산업계의 이익을 위해 사고의 은폐, 정보의 조작, 그리고 거짓 선전까지 서슴지 않기 때문이다. 핵발전은 언제나 사고의 위험을 갖고 있지만 특히나 한국의 핵발전소가 위태로워 보이는 이유는 운영하는 이들의 윤리의식 결여에 있다.
 
정말 안전한 것에 대해서 사람들은 굳이 안전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안전을 따져 묻고 꼼꼼히 살펴야 하는 대부분의 것들은 실상 '안전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핵은 그 중에서도 국가가 나서서 특별관리를 하는 대상이다. 굳이 핵무기의 살상력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스리마일, 체르노빌, 후쿠시마의 대형 핵사고가 보여준 모습만으로도 우리는 핵의 위험성을 충분히 경험했다.

그래서 신학자 강원돈 교수는 핵을 '리워야단'에 비유한 바 있다. 인간의 힘으로 통제가 불가능하고 쳐다보기만 해도 기가 꺾이는 위세 등등한 존재 말이다. 핵사고가 났을 때 핵발전소는 그야말로 인간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는 존재가 되고 만다. 원인은 각기 달랐지만 모든 핵사고의 이면에는 안전을 장담하는 이들의 교만함, 그리고 위험천만한 핵사고에도 편리를 위해 핵발전을 이어온 탐욕이 있었다.
 
그리스도인에게 핵발전은 단순히 전력생산 방식 중의 하나가 아니다. 이는 창조세계의 아름다움을 해치는 일이며, 뭇 생명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일이다. 교만과 탐욕에서 비롯된 죄악의 소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의 신앙과 핵은 양립할 수 없다. 그렇기에 그리스도인은 핵을 벗어난 새로운 세상을 상상하고 추구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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