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봄날, 도심 한가운데서 특별한 결혼식이 열렸다. 경제적 이유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던 장애인 부부가 그 주인공. 가슴 뭉클한 결혼식에 지나가던 시민들도 축하를 보냈다.
 

 ▲'똑바로 보고 싶어요'를 부르는 신랑의 노래에 맞춰 신부가 하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워십을 선보였다.ⓒ데일리굿뉴스


도심서 열린 '특별한 결혼식'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작지만 아름다운 결혼식이 열렸다. 오늘의 주인공은 서울역 부근에서 노숙과 쪽방 생활을 하던 김성호, 김진희씨. 신랑과 신부는 각각 지체장애와 시각장애를 가졌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건 지난해 2월, 서울역 쪽방촌에 있는 한 교회에서였다.

신부 김진희 씨(30)는 "교회를 처음 간 날 남편이 찬양 인도를 하고 있었다"며 "예배가 끝나고 나서 친해지고 그래서 지금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신랑 김성호 씨(37)는 "아내가 시각장애인인 걸 알고 있어서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며 "그래서 자주 교회를 찾아갔던 것이 저희 만남의 시작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10월 혼인신고를 먼저 마쳤다. 신부 김진희 씨는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는 것이 어릴 적부터 꿈이었지만, 정부지원과 공공근로로 생활하는 이들 부부에게 결혼식은 언감생심, 꿈꾸기 어려웠다.
 
부부의 사연이 작은교회살리기연합을 통해 알려지자, 도움의 손길이 모아졌다. 서울마당에서 전시회를 열던 한 회사가 전시 공간을 결혼식장으로 내주고,  드레스와 꽃 등 결혼식에 필요한 모든 물품은 웨딩업체에서 지원했다.

작은교회살리기연합 대표 이창호 목사는 "'설 목사님 결혼식 우리가 해줄게, 걱정 마세요' 이러면서 일을 벌렸다"며 "이분들의 삶을 같이 이야기를 듣다 보니까 진짜 그리스도인들이 해야 될 일이 무엇인가가 다시금 느껴져 오히려 제가 더 감사했었다"고 말했다.

화창한 봄날, 부부는 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결혼식을 올렸다. 김성호, 김진희 부부는 "주변의 도움을 통해 작은 기적을 경험했다"며 "이제는 둘이 함께 소외된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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