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교회 담임인 오정현 목사를 둘러싼 소송에서 대법원이 교단이 정한 목사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오정현파와 반(反)오정현파 성도들 간의 내분이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랑의교회 담임목사인 오정현 목사를 둘러싼 소송에서 대법원이 교단이 정한 목사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사진제공=연합뉴스)

 

"예장합동 헌법 규정목사 요건 충족 못해"

 

대법원 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김모씨 등 사랑의 교회 성도 9명이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예장합동) 동서울노회와 오 목사를 상대로 낸 담임목사위임결의 무효확인소송 상고심에서 지난 12일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원고 승소 취지로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에서는 오 목사가 총신대 신학대학원에 일반편입했는지, 다른 교단의 목사 자격으로 편입하는 '편목편입'을 했는지가 쟁점이 됐다. 일반편입이면 노회 고시까지 합격해야 목사가 될 수 있고, 편목편입이면 강도사 고시에 합격하면 자격이 생긴다.


재판부는 "오 목사는 목사후보생 자격으로 편입학시험에 응시했고, 학적부에 미국 장로교 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경력이 기재돼 있지 않다"며 "오 목사는 목사후보생 자격으로 일반편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오 목사가 일반편입을 했다면 교단 노회의 목사 고시에 합격해 목사 안수를 받지 않았으므로 교단 헌법이 정한 목사 요건을 갖췄다고 볼 수 없다"며 "그런데도 원심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정현 목사는 2003년 옥한흠 목사가 개척한 사랑의교회 담임 목사로 부임했다. 사랑의교회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예장합동)는 목사가 되려면 총신대 신학대학원에 일반편입한 뒤 목사 시험을 치르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오 목사는 1986년 미국 장로교 교단 한인서남노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뒤 2002년 총신대 신학대학원 연구과정 3학년에 편입해 졸업했다. 2003년 강도사고시에 합격한 오 목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동서울노회의 인허를 받은  뒤 사랑의교회 목사로 곧바로 위임됐다.

 

일부 성도들은 이 같은 목사 위임이 교단의 규정을 어긴 거라며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교단 헌법은 목사의 자격 요건으로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후 총회에서 시행하는 강도사고시에 합격해 1년 이상 교역에 종사한 후 노회고시에 합격해 목사 안수를 받은 자'로 한정하고 있다.

 

또한 한국외 지역의 목사가 교단 목사로 교역하려면 신학교에서 2년 이상 수업한 후 총회 강도사고시에 합격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1·2심은 "오 목사가 총신대 신학대학원 편목편입 과정에 시험을 치러 합격했고 이후 강도사 고시에 합격했다"며 오 목사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은 오 목사가 일반편입 과정에 입학했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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