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절반 이상 "경제적으로 '下층'에 속한다"

한혜인(hanhyein@goodtv.co.kr)

등록일:2018-04-12 17: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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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7일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남한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북한이탈주민의 남한 적응 정도와 정착 실태를 살펴볼 수 있는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모은다.
 

 ▲남북하나재단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응답자 중 74.3%는 ‘문화적 소통방식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 받았다고 답했다.(사진제공=남북하나재단)ⓒ데일리굿뉴스


사회적 지위 낮다 느껴…문화 달라 차별 겪기도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이사장 고경빈)이 최근 발표한 '북한이탈주민 정착실태와 사회통합 조사' 결과를 보면 탈북민의 남한 정착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북하나재단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북한이탈주민이라는 이유로 차별 또는 무시당한 경험의 있는 탈북민은 전체 응답자의 23.1%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차별 또는 무시당한 이유다. 이러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 중 74.3%는 문화적 소통방식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았다고 답했다.
 
이어 △41.1% 북한이탈주민의 존재에 대한 부정적 인식 △24.8% 전문적 지식과 기술 등에 있어 남한 사람에 비해 능력이 부족 △14.3% 언론의 부정적 보도의 영향 △12.8% 경제적 소득수준이 낮은 계층 때문이라고 표했다.
 
문화적 소통방식이 달라 겪는 어려움은 많은 탈북민이 이야기하는 부문이다. 우스갯소리로 들리는 "밥 먹고, 국 먹는 것 말고는 남북은 다르다", "'OO 손 파이' 과자 이름을 보고 사람 손으로 과자를 만들었나 놀라고, 'O 할머니 보쌈'을 보고 남한은 잔인하다고 생각했다"는 한 탈북민의 말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또,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탈북민도 많았다. 탈북민의 절반가량인 46.4%는 남한에서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있어서 하(下)층에 해당한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上)층에 해당한다고 답한 사람은 2.4%에 불과했다.
 
이들이 북한에서의 느꼈던 사회경제적 지위에 대한 응답(상층 7.5%, 하층 34.2%)과 비교하면, 적지 않은 탈북민이 북한에서보다 남한에서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아졌다고 느끼는 것으로 풀이된다.
 
탈북민의 경제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들의 월평균 임금(최근 3개월)은 178.7만 원이다. 고용계약기간을 정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사람은 72.8%였다.
 
본인 소유의 집을 가진 탈북민은 10명 중 1명이었다. 현 거주 주택 소유 형태는 하나원에서 배정받은 집 또는 임대아파트가 66%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타인 소유 집(17.4%)이 뒤를 이었다.
 
또,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 응답한 응답자의 48%가 경제적 이유 때문이라 답했으며, 지난 1년간 자살 충동을 느낀 적 있다고 답한 응답자 3명 중 1명은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럼에도 만족한다 73.6%…"구제 대상으로만 보면 안 돼"
 
그럼에도 불구하고 탈북민들은 전반적으로 남한 생활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한생활에 만족한다는 응답자가 73.6%였고, 보통이 22.7%, 불만족함이 3.7% 순으로 나타났다.
 
남한생활에 만족하는 주된 이유는 자유로는 삶을 살 수 있어서(29.3%)가 가장 높았고, 내가 일한 만큼 소득을 얻을 수 있어서(25.8%), 북한보다 경제적 여유가 있어서(22.2%)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불만족하는 이유는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 해서(31.6%),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남한사회의 차별과 편견 때문에(19.3%),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17.7%)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해 탈북민 출신 이빌립 목사(열방샘교회)는 한국교회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탈북 관련 복지 재단에서 일하는 분들 대다수가 크리스천이어서 교회에 나오게 되는 탈북민이 많다. 크리스천들이 탈북민을 위해 사랑으로 헌신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교회가 탈북민을 케어하는 데에 있어 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야지 고기를 잡아다 주는 역할을 하면 탈북민을 잘못 섬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탈북민을 구제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잘 성장해 다른 사람을 돌보는 자로 세워지는 것이 탈북민을 잘 섬기는 방법이다. 문화가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교회가 이들을 잘 품어야 한다. 지속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교육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을 탈출해 중국으로 나왔을 때 이들에게 가장 먼저 다가가는 대다수가 중국 조선족 교회 성도나 선교사이긴 하지만, 여전히 탈북민을 구제 대상으로만 접근하는 것이 문제라는 의견이다.
 
탈북민들은 더 나은 남한생활을 위해서는 취업알선, 취업교육 등 취업·창업 지원(24.6%)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의료지원(17.9%)과 주택문제 관련 지원(13.2%)이 뒤를 이었다.
 
이 밖에도 이들은 △교육 △생활비 보조 등 소득 지원 △심리 상담 △북한이탈주민 및 남한주민 간 교류 확대 △요양시설 이용 등의 부분에서 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한편, 남북하나재단은 2011년부터 매해 전국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북한이탈주민 실태조사는 '정착실태조사'와 '사회통합조사'로 구성해 1997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국내에 입국한 만 15세 이상의 북한이탈주민 중 3,000명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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