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과 미얀마 로힝야족 사태는 국제사회의 무능력과 냉혹함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인종과 종교, 각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사이, 사망자와 난민의 숫자는 계속해서 늘어가고 있다.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는 시리아 난민 어린이들


평화 없는 곳에 '난민'이 있다

2011년 3월, 시리아는 민주화에 대한 열기로 가득했다. 사람들은 이런 움직임을 '아랍의 봄'이라고 부르며 기대에 부풀었다. 하지만 아사드 정권은 군을 동원해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며 잔인하게 진압했다. 시민들은 반정부 무장투쟁에 돌입했고 이후 이 사태는 단순한 내전 상황을 넘어 국제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전쟁터가 된 시리아를 떠나 많은 사람들이 유럽으로 향했지만 모든 사람이 안전하게 유럽에 도착하지는 못했다. 마치 잠자는 듯 평화로운 모습으로 터키 해변에서 발견 된 세 살배기 아일란 쿠르디. 어린 아이의 죽음은 전세계를 울렸고 시리아 내전에 무관심 했던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하지만 문제에 대한 관심이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을 가져 오지는 못했다. 그의 죽음 이후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수많은 시리아인이 해상과 육로를 통해 피난길에 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2011년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약 560여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으며, 시리아 내에서 고향을 떠난 내부 실향민도 61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시리아 인구 2,300만 명 가운데 무려 절반가량이 '난민'이 된 상태다.

난민 문제는 비단 시리아뿐만이 아니다. 미얀마에서도 최근 많은 수의 난민이 발생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8월, 로힝야족 반군이 미얀마의 경찰 초소를 습격한 사건을 계기로 미얀마 정부군은 로힝야족 밀집 지역인 아라칸에 대규모 군 병력을 투입했다. 이 과정에서 미얀마군의 살인, 강간, 약탈 등이 무차별적으로 일어났고 90여만 명에 이르는 로힝야족이 방글라데시 등 인접국가로 피신했다.

하지만 학살을 피해 온 난민촌의 상황은 생지옥이었다. 전기, 식량, 잠자리 등 모든 것이 부족한 상황에서 지난해 12월에는 전염병까지 돌아 약 130명의 어린이가 사망했다. 알 후세인 유엔 인권 고등 판무관은 미얀마에 대해 "인종청소의 교과서적 사례"라고 규탄했다. 시리아와 로힝야족 사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이 요원한 상황에서 이들이 언제쯤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제사회를 정처 없이 떠도는 난민으로 살아가야 할 현실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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