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삶에는 여러 은인들이 있다. 신앙적으로는 기도의 삼겹줄로 엮여 있는 부모님과 외할머니, 그리고 에드나 어머니가 계신다. 특히 에드나 어머니는 하나님과의 끈을 놓지 않게 만들었다. 처음 에드나 어머니를 만났을 때를 잊지 못한다. 처음 어머니를 만났을 때 부자인 줄 알았다. 그러나 그녀의 마지막 직업은 편의점 직원이었고 태어나서 한 번도 비행기를 타 본적이 없는 미국의 소시민이었다. 45년간 매달 보내온 15달러는 그녀에게는 큰돈이었다. 조 교수는 이때 어머니의 후원금이 성경 속 과부의 두 렙돈과 같은 것임을 깨달았다.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에이즈 총회에서 에이즈 퇴치 운동을 함께하는 외국 동료들과 함께 한 조명환 교수.ⓒ위클리굿뉴스


 
잊지 못하는 사람들

또 다른 사람은 노벨상 수상자인 바루크 블럼버그 박사다. 그는 간염 바이러스를 최초로 발견하고 백신을 개발한 인물이다. "블럼버그 박사의 제안으로 함께 스탠퍼드 대학에 가게 됐습니다. 그가 제안하기를 시간의 60%는 세계적인 에이즈 대가인 토머스 메리건 교수와 보내고, 40%는 자기하고 보내자는 겁니다. 그런 분이 바이러스는 안 가르쳐주고 매일 누굴 만날 때마다 저를 불러 같이 동석하게 했습니다. 교과서에서 볼 법한 노벨상 수상자는 물론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성공한 CEO, 유명 정치인 등 평생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세계적인 사람들과 만나게 된 것입니다." 블럼버그 박사는 자신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조 교수의 생각과 사람의 지경을 넓혀준 것이다. 과학자인 그를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통섭형 인재로 바꿔줬다. 또한 1년간 메리건 교수와의 연구를 통해 에이즈 전문가로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발로 뛰는 에이즈 전문가

사실 에이즈 바이러스 자체에 관심이 있었지 실제로 에이즈 걸린 사람을 보지도, 만날 필요도 없었다. 그러나 아시아·태평양 에이즈 학회장을 맡아 현장에서 에이즈 환자들과 그 가족들을 만나면서 '고통'이 뭔지,'가난'이 뭔지를 보게 된다. 특별히 그의 삶의 전환점이 된 계기가 있었다. 2006년 여름 태국 방콕에서 있던 일이다. 에이즈에 감염된 사람을 상담하다 그의 아내가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됐다. 설득 끝에 임신한 그의 아내도 검사를 받게 했는데 우대로 여자는 물론 뱃속의 아기까지 감염이 된 상태였다. 그 사실만 알려주고 차마 떠날 수 없었던 조 교수.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그 부모는 태국의 의사에게 맡기고 아기 치료비는 제가 댔습니다. 아기는 어른과 달리 2년 만에 그것도 50만 원 정도면 치료가 됐습니다. 50만 원을 가지고 사람을 살린다? 실험실에서 연구하고 논문 하나 더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사람을 구하는 것이 얼마나 귀중한가를 깨닫게 됐습니다. 돈을 모아야겠다고 다짐했지요."

에이즈는 이미 치료약만도 40개다. 치료를 받아도 완치는 안 되지만 고혈압, 당뇨 같은 만성질환이 돼 55년을 더 산다. 이제 에이즈는 두려운 질병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치료비가 너무 비싸다는 것. 에이즈 감염 또는 에이즈 환자 3,700만 중에 2,200만 명이 아프리카에 사니 그 돈을 감당할 수가 없다. 에이즈는 이미 질병이 이슈가 아닌 사회적·경제적 이슈가 된 상황이다. 이 일을 위해 조 교수도 열심히 뛰고 있다. 그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2030년까지 에이즈 퇴치를 위해 국제기구들과 함께 노력할 것입니다. 에이즈를 퇴치하려면 총 73조원의 비용이 드는데 제가어떻게 이 일을 하고 있을까 생각해보면 에드나 어머니가 후원해주신 15달러가 밑거름이 된 것입니다. 그 15달러가 오병이어의 기적을 일으켜 73조원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신앙계 3월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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