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AIDS) 분야 아시아 최고의 전문가이자 건국대학교 생명과학특성학과 교수인 조명환 박사. 현재 미국 메릴랜드대학 미국정치학 겸임교수이자 아시아·태평양 에이즈학회 회장으로 에이즈 퇴치에 앞장서고 있다.
 

 ▲매달 15달러와 편지로 45년간 하나님의 사랑을 배달해준 에드나 어머니와 함께 ⓒ위클리굿뉴스



미국인 후원 어머니 기도·격려 힘든 유학생활 극복


'세계 최고에 도전하는 한국인 과학자' (1998), '올해의 국제 과학자'(2006), '아시아를 대표하는 올해의 인물'(2009), '올해의 新한국인大賞'(2011), '대한민국을 이끄는 재계인물 500인'(2013), 2013 '대한민국 창조경영 대상', 미국 메릴랜드 대학 '2016년 글로벌 교수상' 등을 수상했다. 한국전쟁이 끝난 무렵인 1956년생인 조 교수는 어머니가 다니던 교회 장로가 연결해준 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을 통해 미국인 에드나 넬슨의 후원을 받게 된다. 미국인 어머니 에드나 넬슨은 조 교수의 나이 45세 되던 해에 사망하기까지 매달 15달러와 편지를 보내왔다. 편지 말미에는 꼭 세 문장이 적혀 있었다. "하나님은 너를 사랑하신다, 그의 사랑을 믿어라. 나는 너를 위해 기도한다."
이 문구들은 평생 그의 삶 구석구석을 밝히는 빛이 됐다.

하나님의 개입하심

사실 예전의 조명환은 책상에 오래 앉아있었지만 공부는 늘 못했다. 그래서 갈 대학도 없었다. 어느 날 아버지 고향분이 집에 찾아왔는데 건국대 교수였다. 처음 만난 분의 꿈이 뭐냐는 물음에 당황한 나머지 얼떨결에 '교수'라고 말해버렸다. 그랬더니 뜻밖에 입학 할 학과를 제안했다.

"교수가 되려면 남이 하지 않는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겁니다. 건국대에 미생물공학과가 있는데 미달이 될 수도 있다며 지금은 인기 없어도 10년 뒤쯤 생명공학 시대가 오니 지원해보라고 하시더군요." 적성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대학생이 되고 싶어 입학원서를 냈다. 그리고는 꿈에 그리던 대학생이 됐다. 하지만 대학생활은 꿈과 낭만과는 거리가 멀었다. 남들 1시간 공부할 때 3시간 이상을 공부해야 겨우 따라갈 수 있을 만큼 늘 시간이 부족했다.

그런데 대학을 막 졸업한 24세 때 덜컥 결핵 판정을 받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1년간 농장에 내려가 요양을 해야 했다. 도무지 이 상황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고난과 은혜가 같이 공존한다(창 3:18)는 것을 깨닫게 됐다. 기다림을 통해 인내를 배웠고, 어떤 고난도 하나님의 허락 없이 오지 않는다는 믿음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 차츰 몸은 회복됐고 기적적으로 1983년도에 미국 오하이오주립대로 유학을 떠났다. 유학생활은 그에게 살얼음판이었다. 영어와 전공 실력 부족으로 결국 두 학기 만에 학교에서 쫓겨났다.

이런 상황을 에드나 어머니께는 말했다. 그녀는 그때도 15달러와 함께 "하나님은 너를 사랑하신다. 하나님의 사랑을 믿어라. 나는 너를 위해 기도한다"는 메시지를 잊지 않았다. 하루빨리 이 상황을 빠져나가고 싶지만 도무지 길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또 한 번의 기적이 찾아왔다. 쫓겨난 학교의 교수가 추천서를 써주겠다는 것이다.

"제가 그 교수님의 강의에서 C를 받았는데 추천서를 써준다는 것은 하나님이 하신 일이라고밖에 설명이 안 됩니다." 물론 하나님의 계획은 따로 있었다. 어느 날 우편함에 애리조나대학교에서 편지가 와있었다. 편지 내용은 찰스 스털링 교수가 지도해보겠다고 나섰는데 이 교수를 지도교수로 수학하고 싶은 경우 입학을 허락하고 아니면 입학할 수 없다는 이상한 조건이 달려 있었다. 찬밥 더운밥을 가릴 형편이 아니었다. 그렇게 애리조나대학교 미생물·면역학과 박사과정에 입학하게 됐다. 알고 보니 찰스 스털링 교수는 에이즈 연구가였다. 그래서 조 교수도 에이즈 연구에뛰어들게 됐다.

"대학 전공도, 교수라는 꿈도, 심지어 미국에 유전공학을 공부하러 왔는데 에이즈를 공부하게 된 것 모두가 하나님의 섭리입니다. 1983년도에 에이즈 바이러스가 규명됐는데 에이즈가 뭔지도 몰랐던 제가 1985년부터 에이즈를 연구하게 돼 졸지에 선구자가 됐습니다." (다음호에 계속) <신앙계 3월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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