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전국의 학교가 일제히 개학한 가운데, 일부 학교에서 석면이 발견돼 교육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지난 방학기간을 이용해 각 학교의 석면 제거 공사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공사작업 이후 교실 창틀과 문틈 등에 남아있던 석면가루가 발견되면서 학생과 교사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 석면이 발견돼 교육당국에 비상이 걸렸다.ⓒ위클리굿뉴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불에 타지 않는 물질로 알려진 석면은 과거 건축자재로 인기가 많았지만, 위해성이 밝혀지면서 국내에서는2007년부터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석면가루가 호흡기를 통해 사람 몸에 들어가게 되면 각종 호흡기·폐 질환을 비롯해 후두암, 폐암, 악성 중피종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이처럼 치명적인 질환을 유발하는 석면이 일부 학교에서 발견되면서, 학부모들은 육안으로 식별할 수 없는 석면가루가 이미 바람에 날려 곳곳에 퍼졌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불안에 떨고 있다.

학부모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교육 당국은 뒤늦게 상황 파악에 나섰다. 그러나 교육 당국의 학교 석면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학부모들의 의혹과 불신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에 환경단체가 직접 나서서 학교의 석면 잔재물 점검에 나섰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등 시민단체와 서울시교육청 관계자 등은 지난 2일 가진 ‘서울 시내 학교석면 오염 조사를 위한 긴급 간담회’에서 학부모와 학교 측 신청을 받아 서울지역학교에 대해 석면 잔재물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단체에 따르면 서울지역 석면철거 대상 학교는 애초 알려진 24개보다 71개 많은 95개였다.

그러나 실제로 석면 잔재물 점검이 이뤄진 학교는 15개 곳에 불과했고, 이중 인헌초등학교 등을 포함한 4개 학교에서 석면이 검출됐다. 서울지역의 초·중·고등학교는 현재 대부분 개학한 상태다. 석면 잔재물이 검출돼 개학을 3월 2일에서 4월 2일로 한 달연기한 인헌초를 제외하고는 개학을 연기한 학교는 없다.

서울 외의 지역에서는 경기도의 용인 제일초등학교가 3월 5일에서 12일로, 오산 원동초등학교는 12일 예정이던 개학일의 연기 여부를 두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석면 잔재물이 발견된 원동초는 학부모들이 포함된 태스크포스(TF)팀이 구성됐다. 뿔난 학부모들이 직접 발 벗고 나서면서 임시 휴교 등을 결정하는 학교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 당국은 학생과 학부모가 안심할 수 있도록 석면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석면 처리에 대한 논란 등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전문가는 "석면은 습식으로 하나하나 다 닦아서 처리해야 한다"면서 "그 과정을 몇 번씩 반복하고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짧은 시간 안에 이런 전과정을 걸쳐 석면을 완전히 처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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