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천주교 신부의 성폭력 사건으로 가톨릭교회가 사회적으로 큰 지탄을 받았다. 이에 가톨릭 대주교는 즉각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사제들의 성범죄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교육을 약속했다.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연일 터져 나오는 교회 성폭력 피해 사례, 한국교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짚어봤다.
 

▲교단이 외부 전문상담기관과 협력해 교회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도 바람직한 모델일 수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데일리굿뉴스


주요 교단 內 성폭력 전담기구 설치된 곳 없어
 
가톨릭 대주교가 담화문을 통해 사제의 성폭력을 엄중 처벌하겠다고 약속한 바대로, 최근 한국천주교 주교회의에서는 천주교 성폭력방지특별위원회 설치를 결의했다. 교구별로 피해 접수 창구를 설치하고 성범죄에 대한 처벌규정 교육을 강화하는 등 교회 성폭력 문제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각오를 보인 것이다.
 
반면 개신교 내에서는 현재 교단 차원의 대응이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목회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 예방교육도 미비한 상황인데다, 특히 피해자에 대한 보호와 지원 정책이 마련된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일각에서는 개신교도 교단 내에 성폭력 사건을 전담하는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교단이 외부 전문상담기관과 협업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도 바람직한 모델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기독교반성폭력센터 김애희 사무국장은 "교회 내 성폭력 피해자들은 교단을 신뢰하지 않는다"면서 그 이유로 "교회 내에서 발생한 피해이고, 교회와 교단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전혀 수습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외부 단체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었던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 지원과 관련해서는 보다 전문적인 외부 상담기관이 맡고 가해자에 대한 반성과 자숙을 위한 교육, 그리고 징계에 대해서는 교단이 맡는 식으로 역할분담을 하는 방법도 바람직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7월 개소를 앞두고 있는 기독교반성폭력센터는 교회 내 성폭력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민간단체다. 현재 전국 180여 곳에 성폭력 상담소가 설치돼 있는데, 그 중 개신교에 특화돼있는 전문적인 상담기관은 사실상 없었다. 교회 성폭력 근절을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딛는 기독교반성폭력센터는 피해 상담부터 법률적, 의료적, 심리적 지원을 제공하며 피해자를 도울 예정이다.
 
김애희 사무국장은 "무엇보다도 이미 발생한 성폭력 사건에 대해 교단이 가해자를 제대로 징계하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교단 차원의 엄중한 징계와 재발방지 노력을 촉구했다.
 
교회 내 성폭력 문제, 사역자를 훈련하고 교회에 파송하는 권한과 책임을 가진 교단이 누구보다도 앞장서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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