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을 생각하면 연상되는 단어가 무엇인가. 행여나 테러리스트나 테러와 같이 부정적인 단어가 먼저 떠올랐다면? '이슬라모포비아'를 겪고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해봐야 한다. 이슬라모포비아는 2001년 9·11테러 이후 전 세계적으로 더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교회가 이슬람교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고민하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이 주최한 제102회기 지역별 총회 '이단사이비 이슬람교 대책 세미나'가 20일 11시 서울시 강서구 영신교회에서 열렸다.ⓒ데일리굿뉴스

 
무슬림 17억 추정…'이슬라모포비아' 확산 우려
 
'이슬라모포비아'(Islamophobia)는 '이슬람'(Islam)과 그리스어로 공포라는 뜻의 '포보스'(Phobos)가 합성된 단어로 이슬람과 무슬림에 극도의 거부감을 느끼는 이른바 '이슬람 공포증'이다. 세계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17억 정도가 무슬림으로 추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슬라모포비아는 기독교인에게 무시해서는 안 되는 현상이다.
 
IS와 같은 일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 언론의 무분별한 보도가 이슬라모포비아를 확산시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장 최기학 목사)이 20일 서울시 강서구 영신교회에서 '이단사이비 이슬람교 대책 세미나'를 열어 관심을 모았다.
 
이날 발제를 맡은 정승현 교수(주안대학원대학교)는 이슬람교에 대한 편견과 적대심을 버릴 때, 비로소 이슬람교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에서 3년 동안 사역하며 이슬람 문화를 경험한 정 교수는 이슬람교 안에는 기독교처럼 다양한 시각과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며,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정 교수는 "이슬라모포비아를 가진 사람들의 가장 일반적인 특성 중의 하나는 '획일성'"이라며, "이슬람과 무슬림의 다양성을 거의 무시하거나 인정하지 않고 폭력적이며 테러와 연관됐다고 간주해 부정적으로 평가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무슬림 역시 기독교에 적대감을 갖고 있다. '어떻게 한 명의 남자가 4명의 아내를 가질 수 있냐'며 일부다처제를 비판하는 기독교인들에게 역으로 그들은 '서양 사람들은 어떻게 결혼했다가 쉽게 이혼하고, 재혼하고, 이혼하지 않았다면 간통하고 바람을 일삼을 수 있냐'고 반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무슬림의 폭력성에만 주목하는 것은 마치 무슬림이 서구인은 모두 윤리적으로 타락한 것으로 여기는 것과 비슷한 편견이라는 것이 그의 요지다. 그는 또, 이슬라모포비아 관점이 현대 사회에서 무슬림의 소외와 차별을 야기하고, 이들을 전도의 대상으로 볼 수 없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무슬림이 증가하고, 사회적으로 관심이 고조된 지금이야 말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할 적기"라며, "그리스도인 모두는 무슬림을 향해 이슬라모포비아 관점 대신 먼저 우리 자신의 문제를 겸손하고 진실하게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무슬림, 배척 아닌 '전도의 대상'
 
그는 특히 국내에 있는 무슬림에게 먼저 복음을 전할 것을 강조했다. 문화적 차이로 이슬람교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은 참 힘든 일이기에, 상대적으로 무슬림이 소수인 국내에서부터 이들을 배척시키지 말고 양지로 이끌어 함께 교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교류에 앞서, 이들을 경계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사람으로서 균등하게 대하고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기독교인이 무슬림에 대해 가져야 할 자세는 분명했다. 무슬림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일시적인 단기 선교가 아니라 장기 선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슬라모포비아를 버리고, 이슬람교를 '문화적 차이'라는 시각에서 먼저 이해할 때, 만남과 교류를 통한 진정한 '전도'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이단사이비 이슬람교 대책 세미나’는 1부와 2부로 진행됐다. 1부 이슬람교 대책 강의는 △소기천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이만석 목사(한국이란인교회) △정승현 교수(주안대학원대학교)가 맡았다.
 
2부 이단사이비대책 강의는 △황수석 목사(총회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 △탁지일 교수(부산장신대학교교수, 월간 현대종교 이사장) △강성호 목사(대전이단상담소소장) △권남궤 전도사(부산성시화운동본부 이단상담실장)가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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