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학교 사태와 관련해 학교 측에서 점거농성 중인 학생들의 진압을 위해 용역을 다시 동원하면서 용역업체 직원과 학생들 사이에 충돌이 빚어졌다. 사실상 학교 측은 평화적 해결 방법이 아닌 무력행사를 통해서라도 지금의 사태를 수습하겠다는 의지여서 학내 갈등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오후 10시 50분 경 용역업체 직원 40여 명이 학생들이 점거농성 중인 종합관 전산실 에 진입했다.ⓒ데일리굿뉴스


또 용역 동원…현재도 대치 중
 
-“총신대학교 학생입니다. 총장은 대학을 사유화하고 2천만 원을 배임증재 했음에도 정관을 무단으로 변경해 총장직을 유지하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그럼에도 이에 반대해 종합관 점거시위를 벌이고 있는 학생들을 용역까지 동원해서 진압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총신대학교에 벌써 용역 2번째 입니다. 학교를 위해 한번만 기도해주세요.”
 
학교 직원과 용역업체 직원 40여 명이 학생들이 점거하고 있는 종합관 전산실 진입을 시도한 건 17일 오후 10시 50분 경이다.

 

학교 측 직원들은 학생들이 진입을 막기 위해 쌓아둔 책상과 집기류를 치우고 유리창을 깨트리며 내부로 진입했다. 이 과정에는 박노섭 목사와 곽효근 목사, 김남웅 목사 등 일부 재단이사들이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학생이 나서면서 용역 직원들과 학생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다소 격양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양측의 충돌이 격화되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날 오전 1시 께 중재에 나섰다. 하지만 용역이 들이닥쳤다는 소식을 접하고 100여 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학교로 운집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학생들은 현장에 있던 재단이사 박노섭 목사와 김남웅 목사를 향해 ‘용역 철수’를 외치며 규탄했고, 두 재단이사는 “우리에겐 용역을 철수시킬 권한이 없다”고 맞서며 이를 둘러싼 대치가 밤새 지속됐다.
 
결국 박노섭 재단이사는 오전 6시 경 박재선 재단이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용역 철수를 요청했다. 그러나 재단이사장은 이에 응하지 않았고, 박 이사는 그 자리에서 돌연 재단이사직 사퇴를 선언한 뒤 현장을 떠났다.  
 
박 재단이사는 “총신대학교 사태를 해결하려고 여러 가지 방법을 가지고 노력했다. 그러나 제 능력에 한계가 있어 더 이상 재단이사로 있다 한들 총신을 위해 할 일이 없는 것 같다”며 “오늘부로 재단이사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총학생회 측은 박 이사의 발언이 담긴 영상을 SNS 상에 공유하면서 "앞으로 법인사무국에 정식적인 사퇴서 처리가 있을 때까지 관심갖고 지켜볼 것"을 요청했다.


이날 오전 박 이사의 사퇴 선언을 기점으로 대치국면은 다소 수그러든 상태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종합관 1층에는 학생들과 용역업체직원들이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학생회 측은 “학교가 용역업체와 19일까지 계약했다”며 “내일까지는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총신대 용역동원 사실이 SNS를 통해 일파만파 퍼지며 이날 아침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총신대학교’가 등극했다. 이와 동시에 MBC와 YTN 등 일반언론사에서도 총신사태를 연이어 보도하며 총신대 용역논란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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