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세계선교사지원재단(사무총장 김인선 장로)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선교사 절반 이상은 노후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되지 않은 상태다. 타지에서 복음을 전하기 위해 헌신했던 선교사들의 노후 문제에 대해 한국교회와 교단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신총회선교센터 건물 전경(사진제공=이정건 선교사) ⓒ데일리굿뉴스

 
은퇴 이후의 삶 위한 교육·멤버케어 시스템 필요
 
#남아공에서 사역하고 5년 전에 은퇴했습니다. 은퇴 후에 몇 차례의 심장 수술을 했고 일주일에 3번 투석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머물 수 있는 집이 없어 현재 요양원에서 지내고 있습니다.(은퇴선교사 A씨)
 
#브라질에서 사역하고 2년 전에 은퇴했습니다. 선교사역 당시 뇌출혈로 쓰러져서 위험했으나 하나님의 은혜로 회복됐습니다. 선교사 은퇴 후에도 계속 재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국내에 일정한 거주지가 없어서 몇 번 옮겨 다니는 생활을 했습니다. 이번에 겨우 친척의 도움으로 부산에 있는 임대 아파트를 지원받아, 이사를 앞두고 있습니다.(은퇴선교사 B씨)
 

 ▲고신총회세계선교회 멤버케어원 원장 이정건 선교사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세계선교회(이사장 황은선 목사, 이하 KPM) 멤버케어원 원장 이정건 선교사에게 들은 은퇴선교사들의 사례다. 건강, 주거 등 제반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은퇴선교사의 열악한 노후 상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정건 선교사는 "은퇴선교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은퇴 후에 거주할 공간을 마련하는 것과 매월 일정한 생활비를 공급받는 것"이라며, "선교사들은 노후 준비 문제에 대해 자문을 받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교단 차원에서 은퇴선교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교사 파송 시 사역만을 위한 로드맵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은퇴 이후의 삶까지 고려한 '토탈멤버케어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 선교사의 설명이다.
 
그는 "한국교회가 지금까지 선교사 후보생을 발굴해 훈련시켜 내보내는 일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선교사가 영적,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사역하고, 은퇴 이후의 삶까지 함께 고민하는 전반적 멤버케어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KPM 멤버케어원에서는 선교사 파송 전 사전 교육에서 노후 대책에 대한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선교사가 병들거나 아플 때 교단에서 운영하는 부산복음병원에서 무료로 치료해 주는 시스템, 부모 혹은 선교사 본인이 사망한 경우의 대처 방안 등이다.
 
KPM에서는 또, 교단 소속 선교사의 은퇴 시 선교사에게 은퇴 위로금을 지급한다. 파송한 교회나 후원하는 교회에서 소정의 위로금도 지급하도록 돕고 있다. 선교사들은 교단에서 나오는 연금을 은퇴 후에 일시불이나 혹은 매월 단위로 선택해 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선교사는 "최근 실버선교사는 늘고 있는 반면, 젊은 선교사의 선교헌신도가 급격하게 떨어졌다"며, "한국교회가 왜 젊은이들의 선교의 열정이 식어가고 있는지 그 원인을 파악하고 대안을 세워야 한다. 다시 한 번 선교의 열정이 회복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측은 2017년 9월 66회 총회의 결정에 따라 선교사 멤버케어 전문기관인 KPM 멤버케어원을 세웠다. KPM 멤버케어원은 선교사의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 교단 차원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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