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여성의 권익을 강화하고 사회를 변혁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성 5인을 조명했다. 남성 우월주의가 팽배한 이스라엘, 터키, 인도에서도 '미투' 외침이 커질 수 있을지 이목을 끈다.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여성의 권익을 강화하고 사회를 변혁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성 5인을 조명했다. 사진은 방송인 오슈랏 코틀러다.

 
WP 선정 5人, "용기 있는 여성들의 외침 눈길"

첫 번째 주인공은 20년 전 받은 '외설적 제안'을 폭로한 이스라엘 채널 10 뉴스의 앵커 오슈랏 코틀러(52)다. 오슈랏 코틀러는 지난해 11월 생방송 프로그램에서 '미투' 캠페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스라엘 언론 재벌이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알렉스 길라디에게 받은 '부적절한 제안'을 폭로해 파문을 일으켰다.
 
20년 전 알렉스 길라디는 구직 면접을 본 코틀러에게 연락해 저녁을 함께하자고 제안한 뒤 "이후 시간을 모두 비우라"고 지시했고, 코틀러가 거절하자 "할리우드에선 여성들이 이렇게 성공하는 거 모르느냐"며 종용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소셜미디어에 해시태그를 다는 행위를 넘어 행동에 나서라고 주문하는 스텔라 크리시(40) 영국 노동당 의원이다. 10파운드 지폐에 작가 제인 오스틴의 초상을 넣기 위한 활동을 후원하는 등 여성권익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크리시 의원은 "해시태그는 줄이고 행동에 나서라"라고 강력히 말한다.
 
세 번째로는 성범죄 신고에 소극적인 일본에서 관련법 개정을 이끈 준 야마모토(44)다. 13살 때 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야마모토는 2010년까지도 2010년 다른 여성들이 이를 공개하는 것을 보고 자신의 피해 사실도 밝힌 후, 자신의 경험을 담은 책을 내는가 하면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조직을 설립했다.
 
또, 성폭력 문제를 공론화함으로써 성범죄에 대한 형법 개정을 이끌어냈다. 야마모토와 같은 지지자들에 힘입어 일본 중의회는 강간죄를 '강제성교죄'로 이름을 바꾸고, 최저 형량도 징역 3년에서 5년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가부장적인 터키에서 여성의 권익 향상을 위해 평생을 바친 여성운동가 겸 변호사인 캐넌 아린(75)도 있다. 아린은 1990년 터키에 여성을 위한 보호시설을 최초로 설립하고 성폭력과 가정폭력 피해 여성을 대변하기 위해 일평생을 헌신했다.
 
가부장적 관습이 있는 터키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 번져나가는 '미투 운동'이 도달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아린은 "죽을 때까지 여성권익 보호를 위해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소개된 동남아시아 대학 내 교수들의 성추행 사실을 페이스북을 통해 폭로한 인도계 싱가포르인 라야 사르카(24)는 지난해 10월 '미투'에 동참했다.
 
사르카는 페이스북에 교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경험을 공유해달라는 메시지를 올렸고, 100여명 이상의 여성이 그녀의 메시지에 호응하며 자신의 경험을 털어놨다. 사르카는 교수 70명의 이름을 정리해 페이스북에 올렸다. 저명한 학자도 다수 포함됐던 이 '미투' 명단은 빠르게 사회로 확산돼 파문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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