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물량이 지난달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18년 1월 중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반도체, 화장품 수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달 수출물량 지수는 147.23(2010=100)으로 1년 전보다 14.7% 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률은 지난해 9월(19.6%) 이후 최고로, 작년 11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세다.
 
특히 D램, 낸드플래시, 시스템 메모리 등 집적회로(14.8%)의 수출물량 증가세에 힘입어 전기 및 전자기기 수출 물량지수는 19.4% 상승했다.
 
화장품(40.7%)·의약품(58.0%) 등 화학제품(14.1%)도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는데,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잠잠해진 탓으로 분석된다.
 
수출금액지수는 133.76(이하 달러 기준)으로 22.7% 상승했고, 수입물량지수는 142.33으로 12.9% 올랐다.
 
수입물량지수는 지난 2016년 11월 이후 15개월 연속 상승세며, 작년 9월(15.1%) 이후 가장 큰 폭이기도 했다.
 
품목별로 보면 전기·전자기기(18.7%), 일반기계(27.4%)의 상승률이 높았다.
 
수입금액지수는 130.06으로 21.9% 상승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수입·수출물량 증가에 대해 "2017∼2018년 글로벌 경기가 좋아진다는 전망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발 보호무역에 대해선 "미국이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현재로선 구체화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소득교역조건지수(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는 146.38로 13.6% 올랐다.
 
올해 설이 2월로 밀려나면서 지난달 조업일수가 2.5일 늘어 수출물량이 증가한 영향이다.
 
반면 순상품교역조건지수(상품 1단위를 수출한 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는 99.42로 0.9% 하락했다.
 
지난달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1년 전보다 23.3% 상승하면서 수입 가격이 크게 오른 탓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