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교회협(NCCK), 총무 이홍정 목사)가 사순절 첫 주를 맞이해 고난 당하는 비정규직 노동현장을 찾아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위로를 전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교회협이 19일 11시 목동 CBS후문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하는 사순절 금식기도회'를 열었다.ⓒ데일리굿뉴스


교회협, 사순절 첫 주…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
 

짧은 설 연휴를 끝내고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온 시각. 일상은 커녕 아직도 차디찬 굴뚝 위에서 불합리로 점철된 상황과 투쟁중인 이들이 있었다. 우수(雨水)인 19일 포근한 날씨에 대한 기대가 무색하게 '금식기도회'를 위해 모인 광장에는 유독 칼바람이 불었다.
 
NCCK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남재영 목사) 주최로 열린 '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하는 사순절 금식기도회'에는 굴뚝 농성 100일째를 맞은 '파인텍 노조'가 함께했다.
 
이날 말씀을 전한 NCCK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남재영 목사는 '생명의 세상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며 노동자들을 위로했다.  
 
남 목사는 "노동자들이 떳떳하게 노동하는 세상이 생명의 세상이고, 자본가라고 해서 이윤을 독점하지 않고 노동자들이 인간다운 품위를 지키면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야 말로 파인텍 노조가 굴뚝 위에서 외쳐 온 세상일 것"이라며 "그 생명의 세상을 향하여 한국교회가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고난 받는 이들은 사순절에 우리가 만나야 할 예수님의 또 다른 모습"이라며 "한국 교회가 고난의 현장과 연대하면서 고난 위에 십자가를 지신 예수 그리스의 죽음을 깊이 묵상하는 시간을 갖자"고 전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익증진을 위해 합심으로 뜨겁게 기도했다. 이들은 한 마음으로 "불의에 맞서 싸우는 모든 이들을 하나님께서 극진히 사랑하사 마침내 승리하게 해주실 것"을 간구했다.
 
특히 교회협은 금식기도회에 앞서 진행된 '파인텍 투쟁 해결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적극적으로 문제해결 촉구에 나서며 노조에 힘을 보탰다.
 
연대발언에 나선 NCCK 정의·평화위원회 위원 진방주 목사는 "평범한 인간으로 살고자 75m 굴뚝 위에 올라 목숨을 걸고 싸우는 파인텍 노동자들과 함께 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면서 "악덕 기업가는 스스로 자정 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정부는 비정규직 제도에 따른 병폐 해결을 위해 즉각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 우리의 형제자매들이 이 땅에서 존중 받는 노동자로 살아갈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파인텍 지부 차광호 지부장은 "먼저 한국교회의 관심에 감사 드린다"며 "2006년부터 13년간 정리해고, 위장 폐업 등에 맞서 거리에서 싸웠지만 회사는 2015년 공장 정상화, 단체협약 체결을 약속한 뒤 또 약속을 어겼다. 우리는 공장 정상화와 노사합의 이행 그리고 노동악법 철폐와 독점재벌 해체를 요구한다"고 호소했다.
 
교회협은 매년 사순절 첫 주간을 고난의 현장을 찾아 고통 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것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해왔다. 이날 파인텍을 시작으로 23일까지 '노동자, 민중생존권 쟁취를 위한 투쟁사업장 공동투쟁위원회(아사히글라스, 콜트콜텍, 하이디스, 하에텍알씨디코리아, 자동차판매노조, 세종호텔) 농성장'을 찾아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기도에 나설 예정이다. 

 

 ▲금식기도회에 앞서 '파인텍 투쟁 해결 촉구' 기자회견이 진행됐다.ⓒ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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