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눅 9:13). 예수님이 광야에 모인 수많은 무리들을 위해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이다.
 

 ▲김혁 국수나눔봉사회장


서울시 강북구에는 예수님의 이러한 권고를 직접 실천하는 사랑의 봉사단체가 있다. 일반적으로 값싼 먹을거리에 불과하지만 영세민들과 소외계층에게는 따뜻한 한 끼의 식사가 되고 있는 ‘국수 한 그릇’
 
강북구의 ‘국수나눔봉사회’(회장 김혁 집사·하늘비전교회 집사)가 실천하는 국수나눔의 사랑이 어느 듯 15년이 됐다.
 
지난 2003년 곰표밀가루로 알려진 대한제분 강북구 대리점을 운영하던 김혁 집사는 만두피공장에서 동그랗게 찍어낸 후 쓸모없다고 버려지던 만두피 잔피를 거둬 저소득 영세민들을 위한 칼국수를 제작해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된 국수 나눔의 손길은 그해 11월 상계동 성화교회의 협조로 칼국수 기계를 구입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사랑 실천으로 바뀌었다.
 
이렇게 시작된 사랑의 실천은 지역 주민중심으로 ‘국수나눔봉사회’라는 봉사조직을 만들었으며, 영세민들이 많은 강북구의 특성상 여러 영세민 가정과 관내 경로당에 칼국수와 국수를 대접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러한 국수 나눔에 함께 동참하는 손길들이 늘어갔다.
 
지난 2010년에는 봉사회에서 국수 전문식당인 ‘아름다운국수가게’를 개업했다. 수유동에서 10평 남짓한 이 국수가게는 저렴한 국수 값으로 손님들의 점심 식사를 제공함은 물론, 이렇게 모아진 수익금은 전액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사용했다.
 

 ▲지난해 말 강북장애인복지관에서 진행된 사랑의 나눔 공연 및 국수잔치에서 김혁 집사와 함께 하는 국수나눔봉사회원들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물론 주방관리는 국수나눔봉사회 소속의 봉사자들이 매일 순번을 정해 식당으로 출근해 일했으며 이들 봉사자들은 일절 수고비를 받지 않았다. 아쉬운 점은 전문 식당이 아닌 데다 봉사활동이 있을 때는 식당 문을 닫을 때도 있어 경영에 어려움이 많아 결국 2016년 문을 닫은 점이다.
 
물론 김집사와 봉사회원들의 봉사활동은 강북구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김 집사는 서울의 다른 지역은 물론 타 지방에서도 국수 나눔 요청이 들어오면 봉사자들을 불러 만사를 제쳐놓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지난 2010-2011년에 있었던 강서구 화곡동과, 동작구 사당동의 수해현장과 강원도 삼척시의 폭설 현장을 찾아 봉사자들과 수재민들에게 국수를 대접하기도 했다. 또 2009년과 2012년에는 캄보디아의 집 수리와 우물파주기 봉사 현장에도 함께 하면서 봉사자들과 현지인들에게 사랑의 국수를 제공하는 등 그 활동 영역을 해외로까지 넓히기도 했다.
 
지난 15여 년의 봉사활동에 대해 김혁 집사는 “지난 15년간 만두피 자투리에서 시작된 칼국수 제작, 사랑의 국수나눔잔치와 나눔 공연은 하나님의 은혜로 인한 무에서 유를 창조한 기적”이라면서 “삭막하고 척박한 세상에서 이웃들과 함께 하고 있는 칼국수와 잔치국수 그리고 나눔 공연을 통해 따뜻함과 아름다움이 만들어지길 소망해 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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