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금 대출 때문에 빚을 떠안고 사회생활을 시작해야 하는데 취업문은 좁아져 빚 갚을 길은 막막하다. 나날이 뛰는 집값에 내 집 마련은 언감생심이고 녹록치 않은 현실에 스트레스는 쌓여간다”
 
취업을 위한 경쟁에 매몰돼 지쳐버리고 암울한 현실에 아파하는 한국 청년들이 늘고 있다. 일자리가 변변치 않다 보니 빚은 늘고 소득은 줄어드는 등 악순환이 지속되며 청년들의 상황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18일 현대경제연구원이 '청년층 경제 활동 제약의 5대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청년층 부채 4년 사이 86% 급증…소득은 줄어

벼랑 끝에 서 있는 한국 청년들의 현실을 짚은 보고서가 나왔다. 18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청년층 경제 활동 제약의 5대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4년새 30세 미만 청년 가구주 부채가 86% 늘어나는 등 청년들의 빚 부담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최악의 취업난으로 소득이 줄어들면서 부채를 갚기 힘든 상태가 돼 청년들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30세 미만 가구주의 평균 부채규모는 2012년 1283만원에서 2016년 2385만원으로 85.9%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가구의 부채 규모가 5450만원에서 7022만원으로 28.8%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증가율이 매우 가파르다.
 
반면 청년층의 소득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개인이 소비나 저축에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소득을 의미하는 가처분소득은 2015년 2천823만원에서 2016년 2천814만원으로 줄었다.
 
보고서는 이와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열악한 고용 여건을 꼽았다. 청년들이 다른 연령층보다 취업이 어렵고 체감하는 고용 여건이 좋지 않아 부채는 늘고 소득은 줄어드는 현상이 생기게 됐다는 것이다.
 
우선 지난해 15∼29세 청년 체감실업률은 22.7%로 청년층 공식 실업률(9.9%)과 전체 연령층의 체감실업률(11.1%)의 두 배 이상에 달한다. 설령 일자리가 있더라도 불안정한 경우가 대다수였는데, 15∼29세 신규 채용된 청년 중 비정규직 비중이 2007년 54.1%에서 2015년 64.0%로 확대되는 추세다.
 
이는 청년층의 소비 부진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30세 미만 가구의 소비지출은 2013년 2천299만원에서 2016년 1천869만원으로 축소됐다. 전체 가구의 평균 소비지출 금액과 비교하면 71.9% 수준이다. 일자리가 변변치 않다 보니 청년층은 식료품과 가정용품, 의류 등 기본적인 생활에 필요한 소비를 줄이면서 소득감소 및 원리금 상환 등에 따른 부담을 충당하는 것이다.

이밖에도 오랜 구직과 취약한 환경 등이 청년층의 정신 건강도 해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2012∼2016년 국내 청년층 인구 10만 명당 우울증 환자의 연평균 증가율은 4.7%로 전체 평균(1.6%)의 3배에 달한다. 불안장애, 공황장애 환자도 빠르게 늘고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측은 "지속적인 경제 성장, 청년층의 심리적 불안 완화, 세대 간 갈등 해소를 위해 벼랑 끝 위기의 청년들이 처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중소·중견 기업을 위주로 청년층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더 많이 창출돼야 하고 청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신용 회복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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