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가 평창 올림픽 기간 동안 강릉시에 설치 할 예정이었던 무슬림을 위한 기도실이 교계의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무슬림 여성이 성지 메카를 향해 기도하는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교계 반대도 한 몫
 
한국관광공사는 평창 올림픽 기간 방문하는 무슬림을 위해 강릉시에 4천만 원을 들여 냉난방 시설과 세면실을 갖춘 이동식 기도실을 설치하고 2월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하루 다섯 차례 성지인 메카를 향해 기도해야 하는 무슬림을 배려한 조치였다.
 
하지만 무슬림 기도실 설치 계획은 일부 단체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평창올림픽강원도민운동본부'는 "국민의 혈세를 특정 종교 시설을 위해 투입하는 것은 특혜"라며 "무슬림 기도실 설치는 강원도민과 국민 대다수로부터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진행한 '무슬림 기도실 설치 반대 서명 운동'에는 7일 오후 3시 기준 54,040명이 참여했다.
 
이에 기자가 무슬림 기도실 설치 진행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강릉 시청 관광과에 문의한 결과 시 관계자는 "강릉시 예산이 투입되는 사안도 아니고, 관광공사에서 진행하는 일이기 때문에 강릉시는 이 문제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또 "강릉시는 이 문제에 대해 '시' 차원에서는 공식적으로 반대입장을 정했으며 기도실 설치 문의는 관광공사에 하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에 알아본 결과 "해당사항은 취소 됐으며, 이 문제로 많은 민원이 접수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누가, 어떤 민원을 접수 했는지를 묻자 "단체를 통해서 혹은 개인적으로 많은 항의 전화가 있었다"고 짧게 말했다.
 
무슬림 기도실 설치 계획은 지난달 초 언론을 통해 처음 알려진 뒤 한 달이 채 못되어 결국 백지화로 마무리 됐다. 앞서 언급했듯이 기도실 설치가 특정종교 특혜라는 문제가 제기되고, 이를 반대하는 서명 사이트에 5만 명이 넘게 참여하는 등 반대 여론이 가열됐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교회 보수진영의 반대가 컸다는 후문이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보수 개신교계의 항의가 많았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 같은 결정과 관련해 시민사회와 무슬림계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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