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9월 정기국회 국감 기간에 쓰인 종이 인쇄물의 비용은 약 40억 원에 달한다. 국정감사 때마다 국회의원들의 책상에는 산더미 같은 종이 인쇄물들이 놓여 있지만 꼼꼼히 그 자료들을 챙겨보는 의원들의 수는 과연 얼마나 될까? 이러한 종이 인쇄물 대부분이 국감 종료 후 폐기된다. 지나친 예산 낭비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멀티미디어 시대 도래와 페이퍼리스의 영향으로 종이의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기업들 역시 보통 전사 매출액의 1~3% 정도를 문서관리에 대한 유지·관리 비용으로 사용한다는 통계도 있다. 이런 과다비용과 관련 전자종이 등 문서 환경 개선의 방식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핀테크와 전자종이
 
21세기 멀티미디어 시대 도래는 지난 2000여 년 간 사용되던 종이를 점차 외면하도록 권유한다. 물론 종이가 이 땅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춘다는 점은 상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종이사용을 배제하려는 전 세계적인 움직임은 공통적인 현상인 것은 분명하다.
 
최근 몇 년간 우리 사회 금융시장의 화두는 단연 ‘핀테크’였다. 금융(Financial)과 정보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인 핀테크(FinTech)는 인터넷·모바일 공간에서 결제·송금·이체, 인터넷 전문 은행, 크라우드 펀딩, 디지털 화폐 등 각종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이다. 기존에 종이로 작성되던 것을 이제는 전자공간에서 처리하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2012년에 이미 ‘2015년까지 전자문서 사용 비율을 50%까지 확대할 방침’임을 발표하기도 했다. 종이문서사용으로 인한 사회적 탄소배출량을 2015년까지 연 400만 톤 규모로 감축하며, 종이/전자화 문서의 이중보관 관행 등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현상에 발맞춰 기존의 나무(펄프)에서 생산해온 종이의 사용량을 줄이는 대신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전자종이’(e-paper, electronic paper)다.
 
이러한 전자종이 디스플레이는 결론적으로 종이책·신문·잡지 등과 같이 종이의 재질과 촉감을 지니는 것은 물론 종이의 저장 기능과 표시 기능을 할 수 있는 전자장치산업으로 발전했다. 이제는 기존의 디스플레이 소자와 종이의 장점을 살린 새로운 개념의 표시소자로서 종이처럼 둘둘 말아 휴대할 수 있게 됐다.
 
페이퍼리스 시대 제지회사의 몸부림
 
종이의 원료가 나무이다 보니 어떤 측면에서는 종이가 마치 환경파괴의 주범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한편에서는 종이의 주원료인 펄프 대용으로 생산 가능한 종이에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코끼리의 배설물로 종이를 생산하는 것도 그 중에 하나다.
 
이제 금융권도 공공기관도 점차 종이 사용을 줄이고 있다. 출판물도 전자책이 종이책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환경에 의해 종이 사용을 줄이는 움직임 ‘페이퍼리스(Paperless)’로 직접 타격을 받게 된 곳이 제지업체다. 국내 제지업계의 선두 한솔제지, 무림제지, 한국제지 등 3대 제지사는 페이퍼리스의 영향이 갈수록 심화되는 사회현상을 감안해 기존 인쇄·신문·복사용지 생산비율을 줄이고 감열지, 그라비아 용지, 글라신지, 골판지 등 특수지 생산으로 말을 갈아타는 등 페이퍼리스의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
 
종이가 지구상에서 사라질까?
 
서기 105년 중국 후한 채륜이 종이를 개량한 이래 2000년이 넘게 쓰인 긴 역사를 지닌 것이 종이인 만큼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고 종이의 쓰임새가 줄어들었더라도 종이가 이 세상에서 자취를 감출 가능성은 없다. 과학이 발달하고 전자문명이 발달해도 다른 한 면에서는 과거 아날로그의 추억을 찾는 발길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갈수록 종이사용을 줄이려는 움직임은 사회 각 분야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을 멈추게 할 수는 없다. 이러한 영향력은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이러한 영향력은 한국교회에도 일정부분 끼치고 있다. 페이퍼리스 시대에 한국교회에 미칠 영향력에 대해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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