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는 늦봄 문익환목사의 <히브리 민중사>가 30여 년 만에 재출간됐다.
 
<히브리 민중사>는 구약성서에 대한 문 목사의 통찰력을 엿볼 수 있는 대표작으로, 1990년 5월 첫 출간됐다.

▲문익환 목사의 '히브리 민중사' ⓒ데일리굿뉴스

1989년 그가 북한 방문으로 수감 생활을 하고 있던 때다.
 
그는 "교도소 시절이 없었더라면 예수님을 헛 믿을 뻔했다"고 말할 정도로, 수감생활을 통해 종교적 세계관을 확장시킨 것으로 알려진다. 이 책은 그가 3번째 옥살이를 하고 나오면서 감옥에서 얻은 성찰을 신학적으로 발전시킨 책으로 평가 받는다. 문 목사는 이 책을 통해 한국 민중이 히브리 민중과 상당히 닮아 있음을 강조한다. 그는 하나님이 '나라와 인종의 경계를 넘어 짓눌려 기를 못 펴고 사는 변두리 인생들의 신'이라고 표현한다.
 
또한 문익환 목사는 고통 받는 히브리 민중을 이끄는 예언자들에 주목한다. 저항운동을 이끈 엘리야, 재야의 목소리를 터트린 아모스, 시온의 비극을 목도한 이사야, 들판에서 일어난 농민 예언자 미가, 그리고 세계만방의 예언자가 된 예레미야까지…
 
민중해방과 민족의 화해를 위해 힘썼던 그가 히브리 민중의 삶을 통해, 그들에게 역사하셨던 하나님을 통해 오늘날 한국교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이 책이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이해찬 통일맞이 이사장은 '추천의 글'에서 "'히브리 민중사'는 통일의 선구자이자 시대의 예언자로 핍박 받고 고난 받는 삶을 기꺼이 선택한 늦봄에게 현실의 법정이 아니라 역사의 법정에 바치는 일종의 '항소이유서'와 같은 책이었다"고 소개했다.
 
한편 문익환은 1918년 만주 북간도에서 문재린 목사와 김신묵 권사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1947년 한국신학대학을 졸업하고 1949년 프린스턴신학대학에 유학했다. 1976년 민주국국선언 사건으로 옥중생활을 시작한 이후 여러 차례 투옥됐다. 1992년 미국친우협회는 그가 민주화와 통일운동에 앞장선 공적을 기려 그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기도 했다. 다수의 저서를 집필했으며, 1994년 1월 소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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