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했다. 트럼프가 폭탄 발언을 내놓자 국제사회와 종교단체, 각 나라 수장들은 일제히 우려와 비판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 성명서를 들고 있다. 
 
트럼프 중동의 화약고 건드려

평화의 도시란 뜻이 있는 예루살렘은 3000년 전 세워진 땅이다. 성경에서는 가나안 땅이라 불리는 예루살렘은 솔로몬이 유대 왕국을 세웠고 이후 로마인과 페르시아인들이 연이어 왕국을 세우면서 다양한 민족과 문화들이 교차했던 곳이다.
 
이런 배경에 중동의 복잡한 정치 상황까지 가세해 이곳은 오랫동안 늘 전쟁과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 때문에 예루살렘은 '중동의 화약고'라 불리기까지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며칠전 백악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할 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자국의 수도를 결정할 권리를 가진 주권국가로써 이를 인정하는 것이 평화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조건”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인정하는 것은 현실에 대한 인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며 옳은 일”이라며 “미국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이하 이-팔) 양쪽 모두가 동의한다면 ‘2국가 해법’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2국가 해법'은 국제연합 UN이 1947년에 내놓은 제안으로, 이-팔 분쟁을 막기 위해 예루살렘에 각각의 독립국을 세우고 이를 인정하자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 체제로 예루살렘은 유지돼 왔다.
 
국제사회 일제히 우려 반응
 
트럼프의 발표 직후 국제사회는 일제히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예루살렘의 지위는 당사국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직접 현상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떠한 일방적인 조치에도 반대한다는 의사를 줄곧 밝혀왔다"면서 "2국가 해법에 대한 다른 대안은 없다"고 말했다
 
국제연합안전보장이사회도 즉각 행동에 나서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 선언으로 촉발된 예루살렘 사태를 논의하기로 했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인정할 수 없다"며 유감을 표명했고, 영국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은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양측 간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다른 국가들은 현재의 긴장 상태를 악화시키는 조치를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루살렘 기독교 13곳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에 반대하는 공개 탄원서를 전달했다. 

세계교회, "예루살렘 없이는 사랑과 평화 없다"
 
교계에서도 성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예루살렘에 있는 기독교회 13곳은 현지시각 6일,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에 반대하는 공개 탄원서를 전달했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미국의 정책 변화가 거룩한 땅 예루살렘에 증오와 불신, 충돌, 폭력, 고통을 유발한다"며 "예루살렘 없이는 우리가 모두 사랑과 평화의 길에 닿을 수 없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탄원서는 그리스정교회, 아르메니안 정교회, 이집트 콥트교회, 성공회교회, 복음주의 루터교회 등 13개 교회 대표들이 서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트럼프가 이스라엘의 수도를 예루살렘으로 공식 인정할 것이 알려지자 "예루살렘의 현재 상태가 유지돼야 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유대교의 명절인 하누카(봉헌절) 축하식을 백악관에서 열고,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수도 인정을 함께 축하했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 일변도인 트럼프의 이번 발언의 파장은 가늠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이스라엘에 연고를 두고 있는 세계 정치·종교계는 벌써 '지옥의 문을 열었다'며 비난과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한편, 예루살렘에는 3대 종교의 성지로 불리는 통곡의 벽(유대교), 성모교회(기독교), 알아크사원(이슬람교)이 1㎢ 지역에 불과한 올드시티에 있다. 유대교의 솔로몬은 이곳에 성전을 지었고, 예수는 이곳에서 십자가에 못 박힌 후 부활했다. 이슬람교는 이곳에서 무함마드가 승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상징성 때문에 예루살렘은 성스러운 땅이자 논란의 땅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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