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에 접어들면서 회식자리가 많아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누군가는 상사와의 불편함을 감내해야 하고 크리스천이라면 의지와 다르게 술자리에 참석해야 하는 상황을 감수해야 한다.
 
이에 천편일률적인 음주 회식문화에서 벗어나 건전한 회식문화 정착을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최근 음주에 따른 성폭행사건으로 구설수에 오른 현대와 한샘 등 대기업들도 앞장서 회식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새로운 회식문화로 건강한 연말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사례를 모아봤다.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건전한 회식문화 만들어가요"
 
부천문화재단은 '문화로 회식합시다'라는 캠페인을 전개해 고깃집이나 호프집에서 벌이는 음주회식에서 벗어나 직장동료 및 가족과 함께 공연. 문화행사를 즐기는 문화회식을 권장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진행한 캠페인은 부천소재 기업과 직장인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상반기만 해도 부천시교육지원청과 부천테크노파크발전협의회, 세종병원 등 600여 명이 뮤지컬과 연극을 관람하며 문화회식을 진행했다.
  
부천현대백화점에서 일하는 한 직원은 "공연으로 즐기는 회식이라 신나고 즐겁다"며 "많은 직장인이 문화회식 캠페인에 동참해 건강한 회식문화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충청도청도 최근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회식문화 개선 운동에 나섰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절반 가까운 44%가 회식문화가 불만족스럽다고 답했고, 불만족 사유로는 상사중심 문화, 회식참여 강요 등이 꼽혔다.   
 
이에 충북도는 회식문화 개선 방향으로 '회식은 꼭 필요한 경우에 하기', '회식 날짜는 최소 3일 전 공지하기', '119(1가지 술로, 1차까지, 오후 9시 전에 마무리하기)지키기'를 내놓았다.
 
특히 연말을 겨냥해 지난 15일에 직원 200여 명과 함께 바람직한 회식문화를 만들기 위한 '119지키기 다짐대회'를 열기도 했다.
 
"사건사고의 온상 회식자리, 대기업들도 변화에 나섰다"
 
조직문화 혁신을 위해 회식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꾼 대기업들도 있다. 최근 한샘 등 대기업들은 음주로 인한 직장 내 성추행과 성폭행 사건으로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다. 
 
한샘의 피해 여직원은 회식 이후 남자 선배의 제안에 강제로 모텔에 들어갔다가 성폭행을 당했고 현대카드 여직원 역시 자신의 집으로 2차를 왔다가 남자 팀장이 잠든 자신을 상대로 성폭행을 했다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고발했다.
 
회식자리가 끝나고 귀가하던 현대카드 직원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치는 안타까운 참사도 발생했다.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서 2차로를 주행하던 11톤 생활폐기물 운반 차량의 철제 덮개가 인도를 덮친 것이다.
 
이에 대기업들은 저마나 회식문화를 제고하거나 회식가이드라인을 점검했다.  
 
회식이 군대식 문화가 잔존하는 온상이 될 수 있다고 본 삼성전자는 직급체계부터 직원간 호칭을 유연하게 변경하는 컬처혁신을 시행했다.
 
현대카드는 '회식은 밤 11시 이전 1차로 마무리한다', '늦은 시간 남녀 직원 단둘이 술자리를 갖지 않는다' 등 기존 금지 조항을 다시 점검했으며, 한샘은 기업문화혁신을 위한 시행과제 발표를 통해 회식은 오후 9시 이전에 종료한다는 규칙을 발표했다.
 
더욱 가까워진 연말, 술자리보다는 맛집 방문, 볼링, 영화 감상 등 건전한 문화를 통해 주위 사람들과 보다 따뜻한 연말을 보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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