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발생한 규모 5.4의 강진으로 경북 포항시 일대가 혼란에 빠졌다. 한국교회는 사고 직후 대피소를 마련하고 피해현장 복구 작업에 나서는 등 피해 주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하지만 예상보다 피해 규모가 커, 지속적인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포항 기쁨의교회 별관 체육관에 마련된 이재민들의 대피소 모습. 사생활 보호를 위해 간이텐트가 설치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대피소 마련한 기쁨의교회…주민들 "교회에 감사"
 
이번 지진의 진원지 근처에 위치한 포항 기쁨의교회. 기쁨의교회는 지진이 일어난 직후 포항시 관계자의 요청을 받아들여 피해가 극심했던 한동대 학생 200여 명이 몸을 누일 수 있는 대피소를 마련했다.
 
한동대 학생들이 다녀간 기쁨의교회는 현재 이재민 300여 명을 수용하는 포항시 지진피해 대피소로 이용되고 있다.
 
사고 후 첫 주일을 맞은 지난 19일, 기쁨의교회 성도들은 이재민들의 편의를 위해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으로 예배에 참석했고, 교회학교 학생들과 일부 장년 성도들은 포항 흥해읍 지역을 돌며 복구 작업을 도왔다.
 
봉사에 참여한 기쁨의교회 김서경(15) 학생은 "처음에는 무섭기도 했지만, 어르신들의 어려움을 직접 눈으로 목격하니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며 "잠시나마 어르신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전했다.
 
도움을 받은 피해 주민들은 이 같은 한국교회 성도들의 섬김에 한시름 걱정을 덜었다고 말한다.
 
이번 지진으로 겨우내 사용할 연탄이 깨지고 주택 건물이 무너지는 등 피해를 입은 김선자(75) 할머니는 "혼자 힘으로 깨진 연탄들을 어떻게 치우나 걱정하고 있었는데 교회 분들이 오셔서 이렇게 도와주시니 고맙다"며 "지진 이후 가슴이 뛰는 증상을 겪고 있지만, 오늘 만큼은 힘을 얻을 수 있었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재민들이 임시로 대피하고 있는 포항 흥해공업고등학교 모습. 이곳 대피소에서 한국교회 여러 단체들이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데일리굿뉴스

피해 규모 예상보다 크다…"이재민 위로, 교회가 나서자"
 
정부는 이번 포항 지진(규모 5.4)이 지난해 있었던 경주 지진(규모 5.8)보다 규모는 작지만 피해는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권준욱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이번 지진이 경주 때보다 규모는 작았지만, 진앙 깊이가 얕아 실제 체감하는 충격은 더 컸다"며 "때문에 주민들의 우울감이나 불안감이 작년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포항시 피해 현장에서는 피해 주택 등 복구작업도 중요하지만,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이재민들을 위로하는 일이 급선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때문에 한국교회가 이러한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교계 지도자들은 조언했다.
 
포항 기쁨의교회 박진석 목사는 "이른바 트라우마라고 말하는 증상이 우리 포항 이재민들에게 속속 나타나고 있다. 작은 여진에도 매우 크게 놀라는 현상을 보면 알 수 있다"며 "앞으로 교회는 이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섬기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쁨의교회 뿐 아니라 지역교회와 교회연합단체 등 전국 단위의 교회들도 이재민들을 위한 봉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천영철 한국교회봉사단 사무총장은 "사상 최악의 지진 피해를 입은 포항시 주민들을 위해 한국교회가 기도와 봉사로 헌신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관심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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