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시각장애인 복지시설 새빛요한의집 옆에 깔끔한 새 건물이 세워졌다. 시각장애인들의 예배 처소인 '새빛요한교회'가 완공된 것. 이 교회가 세워지게 된 배경에는 새빛맹인선교회 대표 안요한 목사와 재미교포 여성 사업가 이희자 집사의 특별한 사연이 담겨있다. 헌당예배에 참석한 이희자 집사와 안요한 목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19일 오후 4시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시각장애인 복지시설 새빛요한의집 옆에 세워진 '브랜던 기념관'. 이희자 집사의 아들 브랜던 리의 이름을 따 지어졌다.ⓒ데일리굿뉴스
 
"영적 시각장애인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복음 전해졌으면" 

"아들 브랜던이 제 곁을 떠난 지 벌써 2년이 지났다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이희자 집사는 인터뷰 도중 몇 번이나 눈시울을 붉혔다.

2015년 아들 브랜던 리가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뒤 이 집사는 아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러던 중 안요한 목사의 삶을 담은 영화 '낮은 데로 임하소서'를 보게 됐다.
 
이 집사는 "갑자기 시력을 잃으면서 극심한 절망에 빠졌음에도 천국에 소망을 두고 복음을 전하는 데 일생을 바친 안요한 목사 이야기를 듣고 큰 감동이 몰려왔다"며 "그 때 아, 하나님이 정말 살아계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이 세상이 전부인 것처럼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처럼, 저 또한 그렇게 살았었다"며 "그런 제 자신이 영적 시각 장애를 가졌었던 것은 아닐까 되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하나님이 원하는 삶을 살기로 결심한 이 집사는 안 목사를 찾아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개안수술 비용을 지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요한 목사는 정중하게 사양했다.
 
안 목사는 "그 동안 검진을 받을 때마다 의사들이 아직 시신경이 살아있기 때문에 수술을 하면 시력을 되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며 "하지만 천국에 가면 눈은 뜰 수 있기 때문에 이 집사님께 다른 제안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바로 시각장애인과 인근 지역 복음화를 위해서 새로운 예배 처소를 마련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것. 한 명에게라도 더 복음을 전하자는 데에 이희자 집사도 기쁜 마음으로 동의했다.

교회는 지난 3월 기공예배를 드린지 8개월여 만에 완공됐고, 건물 이름은 이 집사의 아들 브랜던 리의 이름을 따 '브랜던기념관'이라고 지었다.

"이 모든 일은 하나님이 하셨습니다"

인터뷰 내내 안요한 목사와 이희자 집사가 거듭 강조한 말이다. "이 모든 일은 하나님이 하셨습니다."

이 집사는 "저는 그저 아들의 따뜻했던 마음을 조금이라도 세상에 전하고 싶었을 뿐 제가 한 일은 하나도 없다"며 "하나님은 제게 힘든 시련도 주셨지만 또 손을 붙잡아 주셔서 천국에 소망을 두고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안요한 목사 역시 이에 동의하면서 또한 이 집사의 결단을 높이 샀다.  안 목사는 "예수님의 사랑 역시 말로 가르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보여주는 것이었다"며 "이 집사의 선한 결단을 통해서 많은 영혼들에게 복음이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헌당예배에는 새빛요한의집에서 생활하는 30명의 시각장애인들도 자리에 함께 했다. 익숙치 않은 새 예배당에 들어서는 시각장애인들의 표정에는 긴장감과 함께 설레임도 담겨 있었다.

새빛요한의집 한 직원은 "자원봉사자들과 후원자들이 넉넉히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앞으로 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시각장애인들의 신앙 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복음을 접할 수 있는 방주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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