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은 샘병원 대표원장(아프리카미래재단 대표, 대통령직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장)
11월 중순, 이제 한 해도 저물며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서로에게 감사를 표하는 추수의 계절입니다.

하지만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서로 가장 아껴야 할 가정이 폭력이 난무하는 싸움터로 변질되고 부모가 자식을, 자식이 부모를 살해하는 끔찍한 범죄가 연이어 일어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300여명의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사태도 알고 보면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평형수가 있어야 할 자리에 컨테이너를 넣어 일어났으며, 가습기 사태도 돈에 눈이 어두워 사용해서는 안 될 유해물질을 섞어 무고한 수많은 아이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러한 생명경시 풍조는 어쩌면 가장 안전해야할 어머니의 자궁 속의 아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해치면서 우리의 마음을 조금씩 무뎌지게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경제를 가장 중요한 사안으로 간주하고 모든 정책을 경제 최우선주의에 맞추어 진행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경제보다 더 우선되는 사안이 생명과 안전이기에 이제 서로 만나면 돈 이야기만 할 것이 아니라 먼저 생명을 말합시다.

특히 여성과 청소년, 노인, 그리고 장애인들이 안전하게 생명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함께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이 사회가 지속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살과 독고사, 저출산, 고령화사회에 이르기까지 이 사회의 산적한 현안은 알고 보면 생명의 존엄성과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마침 굿TV뉴스가 생명의 존엄성에 관한 특집을 이어간다고 하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이 지면을 통하여 다양한 생명윤리 이슈들이 활발히 논의되기를 기대합니다.

아울러 이러한 관심이 기폭제가 되어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생명의 날을 함께 제정해 생명존중 문화를 일구어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한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가 지난해에 제정한 생명존중 선언문이 연약한 한 생명을 일으켜 세우며 모든 사람이 다 함께 서로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아름다운 사회가 되는 데 소중한 계기가 되길 소망합니다.

나의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고 내 곁의 이웃의 생명 역시 소중하게 여기는 생명사랑운동이 확산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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