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통계청의 발표를 듣고 환호하는 동성혼 찬성론자. ⓒ데일리굿뉴스  

호주에서 동성혼 합법화를 묻는 우편투표 결과가 최종 발표됐다.
 
현지시각 15일, 호주 통계청은 투표 결과 유권자의 61.6%가 찬성을, 38.4%는 반대표를 던졌다고 공식 집계했다. 이번 투표는 유권자의 1천 273만 명에 해당하는 79.5%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시드니와 멜버른은 찬성률이 84%에 달했다.
 
시드니 도심공원에서 결과를 기다리던 동성혼 지지자들은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무지개 색 꽃가루를 뿌리며 환호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곧바로 신속한 합법화를 촉구하는 행진을 벌였다.  
 
호주 말콤 턴불 총리는 "투표에서 찬성표가 압도적으로 많이 나왔다"며 "크리스마스 이전에 동성혼 합법화를 공식화하겠다"고 선언했다.
 
턴불 총리는 "'공평'을 위해 시민들은 찬성표를 던졌으며, 이것은 헌신과 사랑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제 이 투표 결과는 호주 국회로 상정될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강경 보수성향 의원들은 우편투표 결과와 관계없이 동성결혼 합법화를 저지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노동당 대표 빌 쇼튼은 "이번 투표는 애초부터 진행돼선 안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내 생각에는 (인간)관계에 의문이 많은 젊은이 다수가 투표에 참여한 것 같다. 동성혼 합법화에 찬성 의견이 많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며 "투표결과 찬성표가 많다고 해도, (이성간의)조건 없는 사랑이 언제나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정치인들은 "동성혼 합법화에 대한 논의를 이번 주부터 진행할 것이라 이미 예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투표결과에서 찬성표가 많다고 하더라도 호주 의회에서 법적 합법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큰 싸움이 예상된다.
 
호주는 수년간 동성혼 합법화 움직임이 있었으나 번번히 그 문턱을 넘는데 실패했다.
 
2015년 토니 애벗 총리는 여당인 자유당이 정부에 동성혼 합법화를 진행하라는 압박에 못 이겨 국민투표가 있을 것이라 발표했다. 그러나 호주 상원에서 두 차례 국민 투표 결의안이 무산되면서 진행하지 못했다. 이후 후임자인 턴불 총리가 지난 8월 대국민 우편 투표가 개최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턴불 총리는 의회의 승인이 필요 없는 통계청을 통해 우편 투표를 진행토록 했다.
 
이번 우편 투표는 지난 9월 12일부터 시작해 11월 7일까지 진행됐다.
 
호주가 올해 안에 동성혼 합법화를 통과시키면, 호주는 전세계에서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26번째 국가가 된다. 그 동안 뉴질랜드와 미국, 영국, 독일, 아일랜드, 브라질,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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