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Johannes Brahms, 1833~1897)의 독일 진혼곡(Ein Deutsches Requiem, Op. 45)이 11월 5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연주되었다. 이 연주회는 한국 합창계의 원로 최훈차교수(전, 서울신학대 교수)가 지휘를 최훈차콰이어, 한국대학합창단, 아너스카펠라합창단으로 구성된 90여 명의 연합합창단이 합창을 곡 중 솔로는 소프라노 김현심, 바리톤 김남수, 오르간 반주 최유정 그리고 2관 편성의 50여 명의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반주를 하였다.

독일 중기 낭만주의 작곡가에 속하는 브람스는 로마 가톨릭의 라틴어 미사 전례문으로 된 레퀴엠(Requiem)과 달리 루터의 신구약 성경에서 가사를 발췌하여 이 곡을 작곡하였다. 제1곡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제2곡 '모든 육신은 풀과 같고', 제3곡 '나의 종말과 연한이 어떠함을 알게 하사', 제4곡 '주의 장막이 어찌 그리 사랑스러운 지요', 제5곡 '지금은 너희가 근심하나', 제6곡 '우리가 영구히 머물 도성은 없고', 제7곡 '주 안에서 죽는 자들은 복이 있도다'의 곡들을 연합합창단이 80여 분에 걸쳐 전곡을 한국어 가사로 연주하였다.

브람스의 '독일 진혼곡'에 대해 클라라 슈만(Clara Schumann, 1819~1896)은 "저는 당신의 '레퀴엠'에 정말 매혹되고 말았습니다. 이 곡이 지닌 이상한 힘은 듣는 사람을 감동시키고 맙니다. 이 곡은 보기 드물게 훌륭한 작품입니다. 장엄하고 시적인 그 음악에는 사람들의 흥분을 차분히 가라앉게 하는 그 무엇이 있는 것입니다."라고 편지를 보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날의 연주에 있어서 최훈차 지휘자는 세 합창단의 음색의 브랜딩(Blending), 곡의 화성적 색채, 선율의 대위법적 진행, 다이나믹스(Dynamics)의 변화 그리고 오케스트라와 합창의 발란스 등을 곡의 시작부터 끝까지 섬세한 지휘와 명확한 비트(Beat)로 이끌어 갔다. 곡 중 독창자(Soloist)인 리릭 콜로라투라 소프라노(Lylic Coloratura) 김현심의 세련된 목소리와 바리톤 김남수의 중후하고 안정된 목소리는 연주를 돋보이게 하였고 연합 합창단의 차분하지만 열의에 찬 연주는 브람스의 '레퀴엠'을 영감 있고 기품 있게 들려주었다.

이날 연주를 한 세 합창단은 모두 다 지휘자 최훈차 교수를 중심으로 모인 합창단으로 창단 40년 역사의 ‘대학합창단’의 동문들을 중심으로 하여 '최훈차콰이어'가 창단되었고, '아너스카펠라합창단'은 지휘자가 서울신학대학 교수로 재직 시절 '카펠라합창단'의 동문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합창단이다.

브람스의 '레퀴엠'의 참된 음악적 해석과 연주는 오직 인생과 음악을 심오하고 깊이 있게 깨닫고 진실한 신앙심이 있어야 가능한 연주인데, 지휘자 최훈차 선생은 오늘 그의 연주를 통하여 그것을 청중들에게 들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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