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로 기도의 씨를 뿌리며 최근 교회를 분립개척한 생수교회. 담임을 맡고 있는 김성현 목사는 분립개척은 하나님 나라와 한국교회의 건강을 위한 아름다운 희생과 나눔이라고 이야기한다.
 
김 목사는 "교회를 개척하는 일은 매우 어렵지만, 분립을 통해 새로운 교회를 세우는 것이 하나님 나라와 한국교회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생수교회 김성현 목사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교회 분립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성도들 보낼 땐 살점이 찢기는 것 같았죠"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생수교회는 교인 300여 명의 중소교회다. 생수교회는 최근 4년 여간 함께 사역했던 부목사에게 10가정 30명의 성도를 보내며, 분립교회 개척을 지원했다.

이제 막 8년이 된 생수교회는 설립일에 맞춰 개척 멤버들과 예배를 드리고, 지난 29일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일에 맞춰 분립을 확정했다. 교회의 이름은 더드림교회로 정했다. 다가오는 11월 5일은 분립 후 첫 주일이다.
 
흔히들 교회 분립은 대형교회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제 막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아 온 중소교회가 분립을 강행한 배경은 무엇일까. 
 
김 목사는 교회 분립개척의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분립개척 교인들을 모집하고 결정하는 과정은 참 힘들었습니다. 철저하게 교인들 본인이 기도하며 자원함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누구에게도 상의하거나 얘기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담임목사에게까지도 얘기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사람에게 영향을 받지 않고, 하나님의 인도함을 받게 하고자 하는 취지였죠."
 
교인들이 하나둘 자원하면서 분립 개척의 시기가 다가오자, 김 목사는 "살점이 떨어지는 듯한 고통이 찾아왔다"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흐르면서 마음을 나눴던 성도들이 떠난다는 얘기를 들으니 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이상적으로 보았던 분립개척이 현실로 다가오니 제 마음이 두려워지고 심란해졌습니다. 그래서 21일 동안 금식하며 기도했습니다."
 
김 목사는 눈물의 기도로 성도를 보냈고, 성도들이 이 고통을 잘 감내해줘 감사하다는 마음을 표했다.
 
 ▲생수교회가 분립교회 개척 감사 예배를 드렸다.ⓒ데일리굿뉴스

 "그래도 건강한 교회 위해선 분립해야죠"
 
이러한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김 목사가 교회를 분립시킨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한국기독교는 130년 역사를 갖고 있으며, 약 6만여 교회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이 땅에는 믿지 않는 영혼들이 4분의 3 이상이고, 이 세상은 더 많은 교회를 필요로 하고 있잖아요."
 
김 목사는 교회의 사명은 한 영혼이라도 살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다음 세대의 신앙을 이끌어 줄 수 있는 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의 통계에 1년에 폐쇄되는 교회가 약 3,000여 곳이 된다고 합니다. 이 속도로 가게 되면 앞으로 남게 될 교회가 몇 개나 되겠습니까? 그리고 이렇게 되면 우리 자녀세대들의 신앙생활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런 생각을 하니 참 가슴이 답답해 옵니다."
 
또한 성도의 건강한 신앙생활을 위해서는 성도가 300명이 넘으면, 한 목회자가 감당할 수 있는 영역의 선을 넘어간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300명이 넘어가게 되면 결국 시스템과 제도 및 조직을 통하여 목양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인격적인 관계 속에서의 진정한 목양을 하기가 어려운 구조가 되는 것입니다. 이런 목양적인 관점과 교회의 건강을 위해서도 분립이 필요합니다."
 
"분립의 우선순위는 사람을 보내는 것"
 
김 목사는 또 분립 개척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는 '사람'임을 강조했다.
 
"분립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질이 아니라 사람을 보내는 것입니다. 교회가 자립할 수 있도록 헌신된 일꾼을 보내면 개척교회라 할지라도 금방 지역에 영향을 주는 교회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생수교회의 비전은 10개 교회 분립과 10개 나라의 선교사 파송, 90개의 건강한 가정교회를 세우는 것이다. 이를 위해 김 목사는 10가정 30명의 인원을 파송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 지금까지 생수교회와 이번에 파견한 더드림교회를 포함해 2개 교회를 분립했으니 이제 8개 교회가 남았다.
 
김 목사는 마지막으로 분립 개척 과정이 어려웠음에도, 전혀 후회가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교회 분립 때의 내적 갈등과 고통, 그리고 앞으로 지고가야 될 부담이 크지만 하나님의 나라와 복음의 능력은 이런 희생과 자기부인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저는 믿습니다. 교회적으로는 힘든 일이었지만 한국교회와 거시적인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정말 잘 했다고 생각됩니다. 주님의 교회가 또 하나 세워지게 됐잖아요. 감사하죠."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