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소속의 교회들은 기독 마술사들을 초청해 행사를 개최할 수 없게 됐다. 지난 9월 열린 제 102회 정기총회에서 교회 내 마술을 금지하는 것으로 결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목회 현장 일각에서는 기독 마술사들과의 토론이나 전문적인 검토 없이 결의한 것은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예장통합 소속 교회들은 기독 마술을 금지할 것으로 보인다.
 
예장통합 "복음, 거짓수단인 마술로 전해선 안 돼"
 
예장통합은 지난 제102회 총회에서 마술을 금지해야 한다는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의 보고를 받아들였다. 이대위는 당시 총회 현장에서 "거룩한 복음을 거짓 수단인 마술로 전해서는 안 된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마술을 교회로 끌어들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목회 현장에서는 이미 기독 마술 프로그램이 하나의 문화생활로 자리잡고 있어 혼란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어린이 전도 프로그램에서 기독 마술쇼는 믿지 않는 아이들과 비교적 빠르게 가까워질 수 있는 선한 도구로 활용된다는 말이다.
 
한국기독매직협회에서 활동하는 함현진 마술사는 "단 한 번이라도 기독 마술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면 이렇게까지 논란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결국 끼워 맞추는 식으로 결의를 한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함 마술사는 "객관적이거나 확실한 자료를 당사자(기독 마술사)들에게 알아보고 일을 진행해야 하는 데 결의의 기준이 되는 자료가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가스펠 매직에 대해 안 좋은 시각을 갖고 있는 일부 목회자들의 주장이 총회에서 관철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단'은 철저히 배격…"검증된 기독 마술사는 안전해"
 
그렇다면 통합총회가 주장한 마술의 부정적인 요소는 실제로 존재하는 것일까. 함현진 마술사는 "'이단'에 연루된 마술사가 교회에서 활동하면서 잘못된 신앙을 불어넣는 일은 종종 있었다"고 털어놨다.
 
또 "몇몇 기독 마술사들은 자신들의 인기에 취해 복음적 메시지를 전하기보다 현란한 마술쇼를 보여주는 데 급급한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경우는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마술 자체를 금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함현진 마술사는 "통합총회 이대위에서 마술사들이 '다른 복음'을 전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이단 마술사들의 활동이 걱정되는 데, 협회 차원에서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기독매직협회는 예장통합의 이번 결의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아직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일을 통해 자성의 모습을 보이면서 겸손한 자세로 나아갈 것이라는 소극적 입장을 전했다.
 
함현진 마술사는 끝으로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활동하는 기독마술 단체는 한국기독매직협회가 거의 유일하다"며 "기독마술에 대해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면, 협회 소속의 검증된 기독마술사를 초청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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