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동성혼 지지자들이 동성혼 합법화를 외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호주에서 우편으로 동성결혼 합법화를 묻는 투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시드니 성공회 교구가 이를 반대하기 위해 1백만 달러(한화 약 11억 3500만원)를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호주 성공회의 글렌 데이비스 대주교는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행사를 앞두고 열린 연설에서 "통계를 보면 지금까지 우편투표로 천만 표가 모였다"며 "우리는 투표에서 우리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주신 결혼이란 선물을 지키는 것이 제자 된 도리"라며 기부의 뜻을 밝혔다. 
 
이어 데이비스 주교는 "결혼의 정의를 바꾸는 것은 부당하다고 본다. 성경 속 마태복음 19장의 가르침에도 어긋나며 개인적으로도 남성과 여성의 결합으로 이뤄진 결혼을 지지하고 이를 믿기 때문이다. 일부는 출산할 수 없는 슬픈 현실에 처하기도 하지만 결혼과 출산은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구조이자 긍정적인 이익을 준다"고 덧붙였다.
 
또한 "호주가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는 경우, 우리 사회는 언론의 자유, 양심의 자유, 종교의 자유에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 경고했다.
 
성공회 교구는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사람들 '결혼연맹'(Coalition for Marriage)의 창립 파트너이며, 이 단체는 결혼의 정의에 관해 묻는 투표에서 시민들은 "반대"에 투표하도록 촉구했다. 결혼연맹은 시드니 로마 가톨릭 대교구와 기독 단체 '크리스천 로비'을 비롯해 동성혼을 반대하는 80개 단체와 함께 연합했다.
 
이에 대해 동성결혼 합법화를 주장하는 연맹 '평등 캠페인'의 티아나 브래디 회장은 동성결혼 합법화가 되면 호주 국민이 얻는 이익에 대해 강조했다. "우리는 평등의 반대가 무엇인지 알고 있으며 반대론자들은 늘 찬성론자들을 힘들게 했다"며 "동성결혼 반대론자들이 돈을 가지고 협박한다면, 우리는 수십만 명의 호주국민들과 공정하고 폭넓은 사회를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호주 일간지 더 오스트리안의 보도에 따르면 평등 캠페인은 호주 콴타스 항공의 앨런 조이스 CEO로부터 1백만 달러를 기부 받은 것으로 보도됐다. 그러면서 이 매체는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교회와 사회운동가들이 사회에서 조롱당하며 '행실이나 성품이 나쁜 사람'이라는 인식에 휩싸였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호주 C3 교회의 필립 프링글 목사는 강단에서 "남녀의 결혼 생활은 사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합당하며 절대 타협적인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브루스 클라크 목사(세인트 매튜 성공회 교회)는 "기독인들은 이 문제로 상대를 부끄럽게 만들거나 괴롭히지 말아야 한다. 다만, 결혼을 재정의하는 것의 위험성에 대해 강조해야 한다"며 "역사를 보면 캐나다와 영국 등 동성혼을 합법화한 국가들은 종교적 권리를 비롯해 언론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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