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 말하는 우리의 사역을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사역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일을 이루시는 것이다.
2. 하나님께서 앞서 가시면서 하나님의 행하심을 하나님의 사람들에게 보이신다.
3. 하나님의 사람들이 하나님의 행하심을 보고 온 삶으로 그 일에 동참한다.
4.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능력으로 그 일을 성취하신다.
5.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고, 우리는 살아 계신 하나님을 경험한다.

이제까지 2번까지 살펴보았고, 이제 3번부터 살펴보고자 한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하나님의 행하심을 보이시면, 다시 말해서 하나님의 의중과 뜻을 보이시면, 우리는 기꺼이 삶을 조정하여 그 일에 동참해야 한다. 물론 여기에는 당연히 우리에게 보여진 하나님의 뜻이 진정한 하나님의 뜻인지를 분별하는 과정이 전제되어 있다.
 ▲여주봉 목사ⓒ데일리굿뉴스


그런데 그 전에 나는 “아버지의 일이 내 일인 자세”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요한복음에 보면 예수님은 “내 아버지의 일”이라는 용어를 자주 쓰셨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내 아버지의 일”은 자신이 하나님 아버지를 위해 뭔가를 열심히 하는 일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분에게 보이신 하나님의 뜻이었다. 그리고 예수님은 그것을 행하고 마치는 것을 자신의 양식으로 아셨습니다(요 4:34).

예수님은 아버지의 행하심을 보면 어떠한 대가나 희생이나 사람들의 반대를 무릅쓰고라도 그 일에 온 삶으로 동참하셨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요 5:17)라고 하신 말씀 속에서 그분의 그러한 결연한 의지를 볼 수 있다. 나는 우리가 하나님 중심적인 사역을 감당하려면 우리에게도 그러한 자세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믿는다.

오늘날 적지 않은 목회자들과 성도들은 자기 교회의 숫자적인 부흥이나 자기 사역의 확장 외에는 어떠한 관심도 없다. 그러한 자세로는 하나님의 행하심에 동참하는 삶을 살 수 없다. 하나님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하나님의 사람들은 예수님처럼 그렇게 아버지의 일에 동참할 것이다.

개인 뿐 아니라, 교회가 반드시 그러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하나님께서 이 땅에서 하나님의 목적을 위해 사용하시는 가장 주된 단위가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교회가 그렇게 세워지려면 교회가 철저하게 신앙의 본질 위에 세워져야 한다. 그리고 성도들의 신앙의 자세가 사도 바울처럼 오직 예수님을 아는 것이 유일한 목표가 되는 삶이 되어야 한다. “내가 너희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그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하였음이라”(고전 2:2).

또 하나 교회가 하나님의 행하심을 보고 동참하기 위해서는 교회 안에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깨닫고 그것을 분별하여 순종하는 시스템이 세워져 있어야 한다. 초대교회에는 이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었다. 이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예가 안디옥 교회의 예이다. 성령께서 안디옥 교회 지도자들에게 바울과 바나바를 따로 세우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그들을 안수하여 보낸 사람들은 안디옥 교회이다. 사도행전 13:3의 주어는 3인칭 복수인데, 그들은 안디옥 교회를 가리킨다. 이것을 보면, 성령께서 안디옥 교회의 지도자들에게 말씀하셨고(어떤 방법으로 말씀하셨는지는 성경에 나와 있지 않음), 안디옥 교회 전체가 그 하나님의 인도를 분별하여 순종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성경은 바울과 바나바가 성령의 보내심을 받았다고 말하고 있다. 문자 그대로 그들은 성령의 보내심을 받았다. 만약 안디옥 교회가 하나님의 인도를 깨닫고 그것을 분별하여 순종하지 않았더라면 그 결과는 참으로 심각했을 것이다. 바울과 바나바를 통한 그 엄청난 선교의 역사는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니까.

오늘날도 교회 안에 그러한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지 않다면, 그 교회는 하나님 중심적인 사역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교회 안에 하나님의 행하심을 보고 그것을 분별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데, 어떻게 그 교회가 하나님의 행하심에 동참할 수 있겠는가? 안타깝게도 오늘날 교회 안에 하나님의 명령체계가 세워져 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모든 목회자들과 성도들은 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이시고, 교회의 머리는 예수님이시고, 교회를 인도하시는 분은 성령이시라는 사실을 믿는다.

그러나 실제 교회의 삶은 그 믿음을 반영하지 않는다. 성경은 하나님의 뜻과 우리의 뜻은 하늘과 땅처럼 다르고(사 55:8), 하나님의 뜻은 인간의 지혜로는 알 수 없고 오직 성령으로만 알 수 있다(고전 2:9-10)고 분명하게 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하나님의 뜻을 분별할 때 하나님의 존재조차 인정하지 않는 국회나 로터리 클럽에서 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한다. 즉,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으로 개인들의 의견을 모아서 하나님의 뜻을 결정한다. 만약 그렇게 결정된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데스 바네아에서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었을 것이다. 그곳에서 여호수아와 갈렙을 제외한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말자고 말했기 때문입니다(신 1:1-38). 참고로 요단출판사에서 나온 하나님을 경험하는 삶이란 책이 이 부분을 잘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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