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단의 보수파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이단을 퍼뜨리고 있다고 비난하는 서한을 보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가톨릭뉴스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보수 성향의 가톨릭 신학자와 사제 등 62명은 개혁적 성향의 교황이 이혼자와 재혼자에게 영성체를 허용하는 등 이단을 퍼뜨리고 있다는 진정서를 교황청에 제출했다.

이들은 교황을 이단적이라고 비난하지는 않았으나 그가 '결혼, 도덕적 삶 그리고 성체성사'에 관한 이단적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황은 진정서에 대해 아무런 반응으로 보이지 않고 있으며 교황청도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진정서의 발단은 교황이 지난해 발표한 가정의 사랑에 대한 권고 '아모리스 래티티아'(Amoris Laetitia, 사랑의 기쁨)다.

이 권고는 이혼하거나 재혼한 신자도 영성체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준 것으로 평가됐고 이후 가톨릭 교회에서는 이 권고를 둘러싸고 엇갈린 해석들이 쏟아졌다.

가톨릭 보수파는 개혁적 성향의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서의 내용이나 수 세기 동안 굳어진 결혼에 대한 가톨릭 교리를 뒤흔들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 조지프 쇼 박사는 "신학자들은 교회의 가르침에 대해 사람들에게 설명할 뿐 아니라 오해를 바로잡는 역할도 한다"며 서한에 동참한 이유를 밝혔다.

가톨릭 교회에서 교황에게 시정요구를 취한 것은 1333년 교황 요한 22세 이후 처음으로, 이를 두고 교황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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